글로벌 불확실성에 인사 폭 최소화
‘투톱’ 한종희·경계현 부문장 체제 유지 전망···사장단도 대부분 유임될듯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인사를 조만간 단행한다. 올해 인사의 키워드는 ‘안정’과 ‘MZ(1980~2000년대생) 세대’로 파악된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최대한 인사 폭을 최소화해 조직안정을 꾀하는 한편, 연령·연차와 무관한 실력·능력 위주의 인사로 MZ 세대를 포함한 30~40대 젊은 기술 인재가 대거 신규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사장단 인사를 이달 7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관리 능력을 검증 받은 사장단이 대부분 유임되며 조직안정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투톱 대표’로 임명된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의 유임은 유력하다.

반도체와 가전, 모바일사업 등 3개 부문 대표를 동시 교체하는 큰 인사가 실시된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아 수장 교체라는 모험보다는 조직안정을 위한 유임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외 다른 사업부장들도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을 맡고 있는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등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도 폴더블폰의 성공에 힘입어 유임이 확실시된다.

변수는 이재승 전 사장의 돌연 사의 표명으로 공석이 된 생활가전사업부다. 그간 해당 사업부의 부사장이 내부 승진으로 조직을 이끌어 온 만큼,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은 이기수 글로벌CS팀장과 이준현 선행개발팀장, 이무형 개발팀장 등이다.

MZ 세대의 약진도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최근 인사기조는 반도체와 5G,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인물들을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깜짝 발탁해왔다. 올해도 젊은 MZ 세대에서 신규 임원이 다수 배출될 것으로 관측된다.

단,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와 글로벌 불황으로 임원 신규 발탁 및 승진은 예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집단도 실적 악화에 보수적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SK는 물론 현대차와 LG, GS 등에서 올해에는 부회장 승진자가 없다. 지난해에는 그룹마다 1~2명씩은 신임 부회장이 배출됐지만 어두운 내년 경기 전망에 임원 인사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집단이 내년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설정하면서 인사 및 개편 규모를 축소하고 조직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라며 “삼성 역시 대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 좋지 않은 상황에 인사규모를 최소화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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