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부담에도 급등한 태양광 수요에 흑자 기조 유지
IRA·세액공제 수혜···2兆 투자로 美 생산능력 빠르게 확충

미국 조지아 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직원들이 셀 품질을 검사 중이다. /사진=한화
미국 조지아 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직원들이 셀 품질을 검사 중이다. /사진=한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의 생산시설 및 라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부문 이익이 크게 늘면서, 기존 핵심 사업줄기였던 석유화학 손해를 상쇄시키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아울러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환기를 맞아 태양광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확실시되는 만큼, 안정화된 수익구조를 완성하기 위해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 생산시설을 늘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3657억원, 348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0.4%, 영업이익은 95.3% 늘었다. 통합 법인 출범 이후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석유화학 기업의 수익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에서 원가를 뺀 가격)의 심각한 부진으로 케미칼 부문이 부진했지만 태양광 모듈 판매의 호조로 신재생 에너지 부문이 영업이익 1972억원을 달성했다. 케미칼 부문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1억원 줄었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2020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에 적자 수렁에 빠졌다.

태양광 사업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은 2020년 초중반 kg당 6.9달러까지 낮아졌지만 2020년 하반기 급등하기 시작해 현재는 30달러대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이 미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이로 인해 한화솔루션의 신재생 에너지 부문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급등한 원자재 가격에도 세계적인 전기가격 인상에 태양광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올해 2분기부터 흑자를 기록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전력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동시에 친환경 기조에 발맞춰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원가부담은 여전하지만 판매가격 상승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 증가로 2분기부터 흑자 기조가 유지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한화솔루션의 주력 시장은 미국이다. 현지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17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데, 이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발효로 중국산 모듈 비중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한화솔루션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단, 늘어나는 수요와 달리 미국 현지에서의 모듈 생산량은 적은 편이다.  한화솔루션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에 태양광 생산거점을 보유한 기업이다. 2019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돌턴의 2만7000㎡ 공장에서 매년 1.7G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 중인데, 충북 진천공장(4.5GW)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현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빠른 생산라인 확충 및 거점 추가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최대 30%에 달하는 태양광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선 현지 원재료 사용이 필수”라며 “부족한 생산량에 더해 2400억원으로 추산되는 세액공제 혜택을 생각하면 생산거점을 빠른 시일 내에 늘려야한다”고 분석했다.

한화솔루션은 다음달 분사예정인 한화첨단소재와 에이치에이엠홀딩스의 지분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크레딧에 68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 중 5000억원은 미국 태양광 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에 활용한다.

현재 진행 중인 조지아주 공장 증설은 내년 상반기 종료된다. 이에 따라 기존 1.7GW에서 3.1GW 규모로 현지 생산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첨단소재 지분 매각 등으로 얻은 재원을 합해 총 2조4000억원을 라인 증설 및 거점 확대에 투자할 방침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IRA 통과로 얻을 이익을 구체적으로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지 판매량 및 점유율이 늘어나는 수준을 보면 당분간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회사의 핵심 수입원이 될 것”이라며 “10여년 전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이후 최근이 가장 호황기인 만큼 추가 자금 투입으로 안정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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