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수율 70~80% 수준, 배터리 10개 중 2~3개는 ‘불량’
3분기 기점으로 해외 공장 생산라인 정상화···점진적 수율 개선 전망
진교원 전 하이닉스 사장, COO 선임 후 적자 폭 88%↓···“4분기 흑자전환 자신”

SK온 헝가리 1공장 전경. /사진=SK
SK온 헝가리 1공장 전경. / 사진=SK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수율(완성품 중 합격 제품 비율)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분기별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SK온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낮은 수율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외 생산라인 운영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SK온의 낮은 수율이 다년간의 안정화 작업을 통해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온 측은 올해 4분기 흑자전환에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배터리 공장 수율이 90%를 넘어야 안정권으로 판단한다. 생산 제품 10개 중 9개가 테스트를 통과해야 이익을 창출한다는 얘기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의 평균 수율은 90~95%다.

반면, SK온의 수율은 70~80%대다. 완성품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해 폐기하는 배터리가 경쟁사 대비 2~3배 많다. 삼성SDI보다 SK온이 더 높은 생산력을 갖고 있음에도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는 이유다.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SK온의 점유율은 5.6%로 삼성SDI(4.5%)보다 1.1%포인트 높다.

SK온 관계자는 “경쟁사들도 배터리 공장 설립 초창기에는 수율이 높지 않았다”며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생기는 가동 노하우와 운영 시스템을 통해 90%가 넘는 수율을 기록하는 것이다. SK온 역시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옌청 공장은 가동을 시작한지 1~2년이 지난 만큼, 빠른 시일 안에 높은 수준의 수율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업력이 짧은 편이다. 공장 가동 기간도 마찬가지다. 2018년 충남 서산에 5GWh 배터리 공장을 지은 것이 처음이다. 이후 ▲2020년 헝가리 1공장(7.5GWh) ▲2021년 중국 옌청 공장 (10GWh) ▲2022년 헝가리2공장(10GWh)·미국 1공장(9.8GWh) 등의 가동을 시작했다.

헝가리1공장과 중국 옌천 공장은 가동을 시작한지 1~2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수율이 개선되고 있다. 경쟁사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현재보다 10%가량 높은 80~90% 수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는 SK온의 수율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 정통 엔지니어 출신인 진교원 전 SK하이닉스 사장을 올해 9월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그는 SK온에서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진 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개발 및 양산, 품질 등 반도체 생산 전반을 담당했는데, 특히 공장의 생산 공정을 고도·효율화하는데 최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진 사장이 SK온에 합류한 올해 3분기 SK온의 예상 영업손실은 393억원이다. 전분기 손실 3266억원에서 적자 폭이 87.9% 줄었다. 생산라인이 조금씩 안정화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진 사장의 긴급투입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수율 개선에 줄어든 손실 규모를 감안하면 올해 4분기에는 SK온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측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적자의 가장 큰 이유인 해외 공장 생산라인이 3분기를 기점으로 정상화되고 있다”며 “4분기에 영업이익 29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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