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업황 악화에 3분기 부진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국내 배터리 3사는 호실적 전망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주요 업종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등 거시경제 악화 국면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은 영업이익 급감이 예상되는 반면 배터리 분야는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현대차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다. 25일 기아에 이어 26일에는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초 잠정 실적 공시에 이어 각각 27일과 28일에 사업부별 성적표를 내놓고, 31일에는 LG화학, 내달 3일에는 SK이노베이션이 실적을 발표한다.

반도체 기업은 IT 기기 판매 부진으로 인한 완제품업체들의 재고 급증, 수요 위축에 따른 메모리 업황 악화 영향으로 3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31.7% 감소한 수치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전년 분기 대비 역성장한 건 2019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1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3% 감소가 점쳐진다. 3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 이상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낸드플래시 부문은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개선과 환율 효과로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됐지만, 세타2 GDI 엔진 교체율 증가 등으로 인한 대규모 품질비용을 3분기에 반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영업이익이 당초 전망치를 하회할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8일 각각 1조3600억원과 1조5400억원의 품질비용을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 기아는 9000억원 이하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전년 동기(1조6057억원)와 비슷한 수치고, 기아 영업이익은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1분기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시장 성장과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대폭 증가한 실적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5219억원이라고 공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728억원 적자) 대비 흑자 전환한 수치다. 매출 잠정치는 7조64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9.9% 증가했다.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 증가가 예상된다. 비상장사인 SK온은 3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되지만, 적자 규모는 전 분기 대비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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