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대신 재난대책소위 맡아 사태 수습키로
홍은택 대표 취임 3개월만에 단독체제로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카카오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 남궁 대표 사퇴에 따라 홍은택 각자대표가 단독으로 카카오를 이끈다.
19일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카오 서비스의 쇄신과 변화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겠다”며 “이번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자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뿐 아니라 IT업계 전반에 도움되도록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카카오의 치부를 드러내야 할 수도 있다. 이것 또한 카카오 의무”라고 덧붙였다.
남궁 대표는 “모든 항공 규정은 피로 쓰여졌다는 말이 있다. 수많은 사고를 겪은 후에 안전한 하늘길이 이뤄졌다는 것”이라며 “IT도 이 길을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회를 통해 처절히 반성하고 사회 공유하며 마지막 소임을 다하겠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카카오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3시 33분에 발생한 SK C&C 판교캠퍼스 화재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멈췄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맵, 카카오T, 카카오페이, 다음, 멜론 등 카카오 로그인이 필요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남궁 대표는 경영진 모럴헤저드 사태 수습을 위해 지난 3월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로 선임됐지만 먹통 사태에 7개월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카카오는 지난 15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지만 주요 서비스 정상화에 30시간이 걸렸다. 나흘이 지난 현재까지도 모든 서비스를 복구하지 못했다. 재난 대응체계에 구멍이 뚫렸단 비난이 나왔다. 빠르게 덩치를 키웠지만, 시스템 관리는 부실했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다.
남궁 대표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데 그 어느때보다 크고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 전체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쇄신하겠다. 다시 안심하고 편리하게 카카오 서비스를 사용하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이용자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관계 당국의 우려 역시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며, 조사와 요청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되는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홍은택 각자대표는 “각자대표 추가 선임 계획은 현재까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남궁 대표가 맡고 있던 프로젝트는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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