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계열사, 中 시장 위기에 1년 만에 위기 직면
적자에도 설비 투자 유지, 수요 회복 대비해 생산라인 증설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효성티앤씨가 올해 3분기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시장인 중국 수요가 부족하면서 스판덱스 재고일수도 지난해 평균 11일에서 현재 50일 수준으로 급증했다. 공급 증가 영향으로 가격마저 크게 떨어졌다. 그룹의 ‘효자’ 계열사였던 효성티앤씨가 업황 부진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모양새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3분기 매출 2조3984억원, 영업적자 12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판덱스 사업부문만 보면 적자 443억원이다. 무역 부문이 320억원의 이익을 내며 분전했지만 스판덱스의 손해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스판덱스 가격이 2분기 대비 31% 하락했고, 중국 공장 가동률도 올해 6월 83%에서 현재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재고일수도 계속 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237억원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으로 의류 시장이 갑자기 활성화되면서 호황을 맞았다. 크게 늘어난 수요에 공급 물량이 따라가지 못하기도 했다.
반면, 올해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에 따른 시장 둔화로 30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26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효성티앤씨는 “중국의 봉쇄 정책이 단계적으로 해제되고 있고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원자재 가격이 낮아지는 등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생산라인 조정과 함께 재고물량 소진에 집중하면서 수요회복을 기다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효성티앤씨는 적자적환으로 어느 때보다 큰 위기에 직면했지만 생산시설을 꾸준히 신설·증설하는 등의 투자 계획은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코로나19로 설비 투자가 대폭 줄어들던 시기에도 중국과 터키, 브라질 등에 스판덱스 공장을 증설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스판덱스 수요가 급증한 지난해 공급 물량을 맞출 수 있었다.
최근 중국 닝샤 닝동공업단지에 연간 3만6000톤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 설비 투자를 결정한 것도 현지 시장 회복에 대한 확신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시장 없이 스판덱스 매출 급증은 어렵다.
중국은 세계 의류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현재는 중국 정부의 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비정상적 수요’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미리 준비에 나선 것이다.
효성 관계자는 “티앤씨가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에서 1위 사업자인 만큼, 시장 환경 개선으로 나타날 물량 수요에 대비해 투자를 예정대로 집행할 예정”이라며 “빠른 흑자전환으로 지난해와 같은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