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부터 개인명의 장중매수 8연속 공시···지분율 7.07%→9.24%
2015년 이후 7년 만에 개인지분 확대···배경 놓고 '설왕설래'
효성 "매각설 불식시키기 위한 오너의 주주가치 제고 행위" 해명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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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두 달 넘게 유가증권시장에서 갤럭시아에스엠 주식을 거의 매일 수천만원씩 장중 매수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015년 이후 갤럭시아에스엠 지분을 추가로 매수하지 않았다. 7년 만에 조 회장이 직접 개인명의 지분을 빠르게 늘리면서 배경을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효성 측은 갤럭시아에스엠을 둘러싼 매각설을 불식시키고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조 회장의 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갤럭시아에스엠을 포함한 다른 갤럭시아계열사들이 향후 조 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시선도 그치지 않고 있다.

◇ 조현준, 갤럭시아에스엠 ‘무한매수’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은 지난 6월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갤럭시아에스엠 주식을 꾸준히 장중 매수하면서 개인명의 지분율을 7.07%(194만8138주)에서 9.24%(254만5671주)까지 높인 상태다.

총 48거래일 가운데 조 회장이 갤럭시아에스엠 주식을 장중 매수한 거래일은 36일에 달한다. 7말8초 휴가철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매수하고 있는 셈이다. 1일 매수금액은 최소 864만원에서 최대 5998만원이고 거래일당 평균 3097만원을 투입했다. 총 57만9033주를 매수하는데 11억1515억원가량을 들였다.

조 회장이 띄운 ‘임원ㆍ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 공시만 8번에 달한다. 조 회장의 지분 변동에 갤럭시아에스엠과 최대주주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도 매번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나란히 공시하고 있다.

갤럭시아에스엠은 2004년 인터불고그룹이 설립한 IB스포츠가 전신으로 과거 김연아, 손연재 등의 소속사로 유명했던 스포츠에이전시다. 2013년 IB월드와이드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5년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지분교환을 계기로 갤럭시아에스엠으로 재출범했다.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이 지분 80%를 가지고 있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를 통해 2008년 지분 17.84%를 확보했고 이후에도 지분을 늘리며 2011년에는 효성그룹으로 편입됐다.

2013년부터는 조 회장 개인 명의로도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2013년 조 회장은 회사 공동창업자인 이희진으로부터 장외에서 70만주를 11억2000만원에 매수했고 2015년 8월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7만6388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이후 장내 매수를 이어가며 지분율을 7.07%(194만8138주)까지 늘렸다. 하지만 이후로는 올해 6월까지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거나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갤럭시아에스엠의 최대주주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로 지분 22.41%를 가지고 있고 2대주주는 SM엔터테인먼트로 12.60%를 가지고 있다. 9.24%를 가진 조 회장 외에도 조 회장 동생인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도 갤럭시아에스엠 지분을 가지고 있다. 조 부회장은 본인이 지분 80%를 가지고 있는 가족회사 신동진을 통해 갤럭시아에스엠 6.3%를 보유하고 있고 조 부회장 본인 명의로도 0.88%를 가지고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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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 놓고 설왕설래···효성 “주주가치 제고 차원”

조 회장이 2015년 이후 7년 만에 갤럭시아에스엠 지분을 매수하는 배경을 놓고 여러 말들이 그치지 않고 있다. 효성그룹 측은 갤럭시아에스엠을 둘러싼 매각설을 불식시키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갤럭시아에스엠은 2016년부터 적자로 전환됐고 지난 2019년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9년부터는 매각설에 휘말렸다. 당시 매각설로 2019년 7월 갤럭시아에스엠은 “최대주주는 지분매각을 검토한바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향후 조회공시요구에 대한 답변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도록 하겠다”고 공시했다.

이후 6개월마다 같은 공시가 3년 넘게 6개월마다 지속됐다. 올해 8월 16일에서야 갤럭시아에스엠은 “당사의 최대주주에게 문의한 결과 지분매각을 검토하였으나 최종적으로 매각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공시하며 매각 관련 해명공시를 3년 만에 끝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매각설을 부인해도 시장에서는 매각설이 그치지 않고 있기에 이를 완전히 잠재우기 위한 차원에서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라며 “매각설에 장기간 시달리면서 부진에 빠진 주가를 부양하려는 주주가치 제고 행위”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너일가의 지분매입 공시는 통상 한 두 번에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처럼 두 달 넘게 공시가 계속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조 회장이 직접 매수에 나선 이후 갤럭시아에스엠 주가는 30%가량 뛴 상태다. 갤럭시아에스엠은 지난 6월 28일 종가가 1775원이었는데 이날 2100원에 장을 마쳤다.

갤럭시아에스엠을 조 회장의 효성그룹 지분승계를 위한 재원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그치지 않고 있다.

효성그룹은 지난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지주사에 속하지 않는 별도의 지배구조를 통해 사명에 ‘갤럭시아’가 붙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갤럭시아에스엠 외에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갤럭시아머니트리 등이 해당한다. 이를 놓고 ‘갤럭시아그룹’이라는 명칭도 통용되고 있다.

조 회장이 지분 80%를 가진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지배구조 정점으로 각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고 조 회장이 개인명의로도 지분을 상당수 가지고 있는 구조다.

갤럭시아그룹과 별개로 효성그룹은 지주사 효성이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핵심 사업회사를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효성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조 회장의 아버지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지분 9.64%를 가지고 있고 조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 21.94%, 21.42%의 지분율을 들고 있다.

향후 조 명예회장이 본인의 지분을 후계자로 결정한 아들에게 증여하거나 상속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의 가치는 1514억원에 달한다. 조 회장으로서는 조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시 막대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갤럭시아에스엠은 2020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갤럭시아에스엠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 124억원, 영업이익 9억원을 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132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왼쪽부터)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상 부회장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왼쪽부터)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상 부회장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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