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에서 신개념 소형 로봇 ‘모베드’ 공개···험로에서도 배송 및 안내 서비스 가능
올해 스팟, 스트레치 등 로봇 상용화 계획···산업·물류현장서 활용
로봇 시장 2025년엔 200조원 이상으로 커질 듯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꿈꿔온 로보틱스 사업이 그룹 핵심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꿈꿔온 로보틱스 사업이 그룹 핵심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랜 기간 준비해온 로보틱스 사업이 그룹 미래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로보틱스 사업은 먼 미래 이야기로 보였으나, 올해부터는 하나둘씩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 참가해 로보틱스 비전을 소개하고 신개념 로봇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이번에 선보이는 신개념 소형 로봇 ‘모베드’는 배송 및 안내서비스, 음식 서빙, 촬영 장비 등에 쓰일 목적으로 설계됐다.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바디에 독립적인 기능성 바퀴 4개가 달려 기울어진 도로나 요철에서도 바디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휠베이스와 조향각의 조절이 자유로워 좁고 복잡한 도심 환경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 신개념 로봇  '모베드'. /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신개념 로봇 '모베드'. / 사진=현대차

모베드는 너비 60cm, 길이 67cm, 높이 33cm의 크기에 무게 50kg, 배터리 용량 2kWh, 최대 속도 30km/h로, 1회 충전 시 약 4시간의 주행이 가능하다. 지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12인치 타이어가 적용됐다. 또한 사람이 탑승 가능한 수준까지 크기를 키우면 노인과 장애인의 이동성 개선이나 유모차, 레저용 차량 등 1인용 모빌리티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모든 사물에 이동성이 부여된 ‘Mobility of Things(MoT)’ 생태계 실현을 위한 핵심 로보틱스 기술 기반의 ‘PnD(Plug & Drive) 모듈’을 최초로 공개한다.

정 회장은 올해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새해 메세지를 통해 ‘가능성을 고객 일상’으로 삼는 한 해가 되자고 언급하며, 전동화에 이어 로보틱스 사업에 대해 강조했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 분야는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모빌리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업해 서비스 로봇 ‘스팟’의 상용화를 비롯해 물류 로봇인 ‘스트레치’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스팟은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으로 인공지능 기반 내비게이션을 통해 산업현장 내 정해진 순찰영역을 자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기아 오토랜드 광명 사업장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스트레치는 박스 물류를 위한 로봇으로, 트럭과 컨테이너에서 상자를 내리는데 활용 가능하다. 시간당 800개의 박스를 옮길 수 있으며, 비전 시스템을 탑재해 박스를 선별해 골라 작업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 스트레치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로봇 관련 상표까지 출원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EXCELETON’, ‘BEGINWALR’라는 상표를 특허 출원했으며, 해당 상표는 물리치료, 재활용, 수술용, 의료기기, 교육용, 보안감시용, 실험용 로봇 등으로 지정됐다.

앞서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당시 사재 2400억원을 들여 지분 20%를 확보할 만큼 로보틱스 사업에 대한 애정과 정성을 보였다. 아울러 정 회장은 그룹 미래 사업과 관련해 자동차 50%, UAM 30%, 로보틱스 20% 비중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히며 로보틱스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성장세가 가파른 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로봇 시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발전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명 구조,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도도 높다. 현대차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연 평균 32% 성장률을 기록해 2025년 1772억달러(약 211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 뿐 아니라 테슬라, 샤오미 등도 로봇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AI데이를 통해 인간형 로봇 ‘테슬라 봇’을 공개했다. 테슬라 봇은 신장 173㎝, 몸무게 56㎏으로 인간과 유사한 체급을 갖췄으며 걷고, 짐을 옮기는 등의 움직임을 구현했다. 테슬라는 올해 바로 테슬라봇 초기 모델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샤오미는 4족보행 로봇개 ‘사이버독’을 선보였다. 사이버독은 터치 초음파 센서, 카메라GPS 등 11개의 센서를 장착해 장애물을 피하며 움직이는 것은 물론 주인 얼굴을 인식해 따라다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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