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직급체계 단순화·수평적 호칭 정착 방안 발표 관측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삼성전자가 올 연말에 인사제도를 대폭 뜯어고칠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 행보의 일환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게시판에 인사제도 개편과 관련한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사측은 "중장기 인사제도 혁신과정 중 하나로 평가·승격제도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임직원의 업무와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인 만큼 내부의 다양한 의견과 외부 전문가 자문, 국내외 기업 벤치마킹 등 다각도로 의견수렴을 거쳐 준비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 노동조합, 부서장 등 임직원 의견을 청취한 뒤 확정해 이달 말 부서별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번 개편안이 확정되면 삼성전자는 5년 만에 새로운 인사제도를 시행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연공형 직급 폐지, 수평적 호칭 시행, 역량진단 시범 적용, 리더십 진단 도입 등 인사제도를 꾸준히 개선해왔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7년 3월부터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직급단계를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4단계(CL1∼CL4)로 단순화했다. 임직원 간 호칭은 ‘○○○님’으로 통일하되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또는 영어 이름 등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다만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부른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현재 4단계인 직급을 더 단순화하거나 좀 더 수평적인 호칭을 정착화할 방침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를 맞아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나가자"고 언급한 바 있다. 재계에선 이번 인사를 통해 이 부회장의 구상하는 '뉴삼성'의 모습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인사 개편안이 나오면 다른 대기업도 비슷한 움직임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젊은 총수들은 세대교체로 인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인사제도·조직 부문을 대폭 뜯어고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국내 기업들은 최근 몇 년 간 인사·조직문화를 바꾸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2019년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직급과 호칭 제도 개편을 시행했다. 기존 사원과 대리는 매니저로, 과장과 차장, 부장은 책임 매니저로 직급을 단순화했다. 토스와 카카오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성과주의'에 기반해 인사 제도를 대폭 개편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달 초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의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인사에도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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