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대한항공 화물 사업 호항으로 1100억원 흑자 전망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 침체 길어질 듯···추가 자금 확보 절실
송현동 부지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시급하나 LH 투기사태 발목···업계 “정부가 돕지는 못할망정 방해 말아야”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2분기 항공화물을 앞세워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서울시·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송현동 부지 매각을 마무리 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을 통한 여유 자금확보로 유동성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대한항공은 연결기준 1122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여객이 급감했지만 화물 사업으로 인해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매출 감소는 피해가지 못했다. 1분기 기준 대한항공 매출은 1조7925억원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 1분기(3조1389억원)과 비교하면 42% 감소했다.
대한항공이 화물사업으로 인해 선방하고 있지만, 결국 ‘캐시카우’인 여객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면 자금줄은 말라갈 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올해 3조30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에 성공했으나, 이 중 1조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투입해야 한다. 나머지 1조80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당초 대한항공은 지난해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받으며 올해 말까지 2조원가량의 자본확충을 약속했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및 기내식 사업부 매각 등으로 이미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델타변이 확산 등으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여객 수요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작년말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19가 내년 초 쯤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근 상황이 급변하면서 항공 수요가 회복하기까지 2~4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그 기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비롯해 회사 운영을 위해서는 유동성 확보가 절실하다. 항공산업은 영업비용 중 고정비 비중이 35~40%에 달해 다른 산업 대비 높다. 인건비는 물론,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유류비, 주기료 등을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많다.
유동성 확보 핵심으로 꼽히는 것이 송현동 부지 매각이다.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 자본 확충안의 핵심으로 부지 매각을 통해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송현동 부지는 지난 2008년 대한항공이 2900억원에 매입해 한옥형 특급호텔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로 개발하려고 했으나, 학교 인근에 호텔을 지을 수 없어 공터로 방치됐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속 대한항공이 자금 마련을 위해 부지를 매각하려고 하자,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를 공원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부지 보상비를 시세보다 저렴한 4761억원에 책정했다. 게다가 지급금을 2022년까지 2년간 분할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수개월간 입장차이로 인해 서울시와 대한항공간 갈등이 이어지다 지난 3월 LH가 서울시 대신 매입하는 3자 매입방식으로 부지 매각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진척된 점이 없다.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감정평가사를 통해 적정 매각대금을 산정하기로 했지만, 아직 의뢰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LH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고, 이 부지를 다시 서울시 사유지와 교환하기로 했다. LH는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등을 유력 후보지로 점찍었지만 인근 주민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러던 와중 LH 투기 사태가 터지면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합의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코로나19 속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항공산업에 대해 지원을 하기는커녕 투기 사태로 인해 항공사를 발목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빠른 시일내 LH가 대체토지를 마련하고 땅값 보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