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연일 1200명 넘기며 사태 악화
여름 휴가철 앞두고 국내선 예약 취소와 함께 트래블버블 중단될 가능성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최근 재유행하면서 항공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둔 상황에서 여객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1200명을 넘어서면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746명이던 일일 확진자는 7일 1212명으로 폭증했고, 8일엔 1275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발병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이후 다음날인 9일에는 1316명으로 하루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도권에 대해 이달 25일까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위인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항공업계는 긴장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휴가철에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국내선 여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여행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국내선 여객수는 3개월 연속 3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달말부터 8월 초 제주노선 항공권은 이미 예약이 대부분 마감되며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기대됐다. 일부 항공사들의 경우 증편까지 나선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당장 확진자가 늘었다고 예약이 취소되고 있지는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여행에 대한 부담이 취소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강화된 방역지침과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성수기 운항계획 수정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선별 운항횟수를 줄이면서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저비용항공사(LCC)업계는 상황이 더 암울하다. LCC업계는 지난 2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3분기에는 성수기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했으나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분기 화물 운송을 통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LCC는 국내선 중심으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어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름철 국내선 여객 감소는 물론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까지 영향을 미칠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괌, 사이판, 태국, 싱가포르, 대만 등을 대상으로 트래블버블을 실시하기로 했으며 항공사들도 이에 발맞춰 노선 운항을 준비했다.
대한항공은 내달 5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었으며, 티웨이항공은 같은달 31일, 에어서울은 12일부터 괌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에어부산은 9월부터 운항을 시작하며, 제주항공도 운항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판 노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이 오는 24일, 티웨이항공은 29일부터 운항을 재개하려고 했다.
다만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트래블버블을 통한 여행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트래블버블 협약에는 코로나 감염이 확산될 경우 일시 중단할 수 있는 ‘서킷브레이커’ 조항도 포함돼 있어 상대국의 요청으로 트래블버블이 중단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