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6635억원…5개 분기 연속 증가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매출 비중 50% 첫 돌파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네이버가 올해 2분기 전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향후 제페토의 수익 다변화와 웹툰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2021년 2분기 매출 1조 6635억원, 영업이익 3356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0.4%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분기 매출 성장률은 5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동기 대비 8.9%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 신사업 부문 두 자릿수 증가
네이버의 이번 실적 호조는 전 사업 부문이 두 자릿수로 성장한 덕분이다. 특히, 서치플랫폼을 제외한 4개 신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부문별로 보면 ▲서치플랫폼 8260억원 ▲커머스 3653억원 ▲핀테크 2326억원 ▲콘텐츠 1448억원 ▲클라우드 949억원 등이다.
서치플랫폼은 검색 품질 개선과 광고 효율 증대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21.8% 늘었다. 커머스는 브랜드스토어 거래액은 5배 늘었고, 쇼핑라이브 매출도 17배 성장함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42.6% 증가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2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 확산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2분기에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성장률과 신규 가입 사업자 수와 같은 주요 지표들이 코로나 이전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판매자들과 이용자들의 디지털 전환이 네이버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초 제시했던 스마트스토어 25조 거래액 목표는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핀테크의 매출 역시 외부 제휴처 확대로 전년동기 대비 41.2% 증가한 2326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부문은 퍼블릭 클라우드 수요가 늘면서 전년동기 대비 48.1% 증가했다. 초거대 AI모델 ‘하이퍼 클로바’ ‘클라우드 로봇시스템’ 등 차세대 B2B솔루션도 본격적인 테스트에 착수할 예정이다.
콘텐츠는 웹툰과 스노우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28.2% 증가한 1448억원을 기록했다. 유료 이용 전환에 따라 웹툰 매출은 전년대비 53% 늘었다. 2분기 통합 출범한 왓패드/웹툰 스튜디오가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 제페토 수익화 등으로 스노우 매출 역시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기술 R&D와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증명했다”며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콘텐츠 IP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다져 글로벌에서 다양한 사업들의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라고 말했다.
◇ 제페토·웹툰 앞세워 미래성장 기반 다진다
네이버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특히, 제페토와 웹툰을 중심으로 콘텐츠 부문에서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목표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유일하게 보유한 네이버는 창작자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근 합병을 완료한 왓패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콘텐츠 지식재산권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네이버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게임 개발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제페토는 2억 명 이상의 글로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제페토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70% 이상 성장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구찌, 디올 등과 협업을 통해 광고 수익이 대폭 확대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게임 제작 등 창작자 지원 기능을 추가해 수익모델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상진 네이버 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아바타가 활동하는 가상공간 맵과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창작 지원 플랫폼 제페토 스튜디오에 게임제작 기능을 연내 추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페토에는 2만 개 이상의 맵이 존재하는데, 제페토가 개발한 공식 맵과 이용자가 만든 맵이 있다”며 “현재 공식 맵에만 게임 요소가 있는데, 하반기부터는 일반 이용자들도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하반기에 제페토에 창작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툴과 서비스를 계속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박 CFO는 “아이템뿐 아니라 콘서트, 노래방 등 사용자 참여형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제 얼마만큼의 편의성을 갖출 인터페이스를 적용할지가 관건이다. 편의성을 높인다면 다양성은 강화되지만, 퀄리티는 떨어질 수 있다”며 “게임기능 추가로 인한 수익화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웹툰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부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웹툰과 북미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합병해 ‘왓패드/웹툰 스튜디오’를 출범했다. 왓패드/웹툰 스튜디오는 왓패드가 보유한 600만명의 창작자들과 1억6700만명의 사용자를 흡수해 1위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한성숙 대표는 “통합 10억 건 이상의 원천 IP를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본격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며 “올 하반기 저명한 IP홀더들과 협업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0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을 통해 흥행성을 검증한 IP의 영상화 및 출판화 등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며 “IP 사업 수익성도 개선하며 네이버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1000억원의 펀드 조성으로 IP 사업 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웹툰, 웹소설 간의 IP 교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플랫폼 사업 가치를 더욱 어필한다면 하반기에는 네이버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웹툰의 가치는 18조 7000억원에 이른다”며 “하반기 네이버웹툰에 이어 네이버Z(제페토) 등 실적개선과 성장 가속으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