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 효과로 커머스 성장 가속화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2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특수를 맞은 커머스 분야와 신사업 분야 성장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3522억원, 영업이익 1626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66%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는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이어나간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실적을 공개한 네이버 역시 매출 1조3608억원, 영업이익 291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0.4%, 영업이익은 8.9% 증가했다. 서치플랫폼을 제외한 4개 신사업 부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커머스 확장 밝힌 네이버·카카오
카카오는 톡비즈 매출이 성장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광고·커머스 플랫폼인 톡비즈 매출은 39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특히 커머스 부문은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커머스 합병으로 시너지를 더욱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커머스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카카오톡과 커머스의 결합이 필수라고 판단했다”며 “톡비즈 내 광고와 커머스 간의 선순환 고리가 강력해져 톡비즈 전체의 중장기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선물하기는 프리미엄 상품, 양질의 브랜드 등 라인업을 강화해 백화점 수준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새롭게 출시된 ‘선물하기 포 비즈니스’를 통해 B2C를 벗어나 B2B 영역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 역시 “커머스의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합병하게 됐다”며 “이번 합병으로 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많은 파트너사들이 카카오톡 채널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너지 접점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쇼핑 플랫폼 ‘지그재그’ 인수한 것과 관련한 전략도 언급됐다. 배 부사장은 “카카오스타일 사업 부문과 지그재그 합병 이후 많은 시너지 포인트를 찾아냈고, 극대화할 방안을 진행 중”이라며 “지그재그는 올해 거래액 1조원, 전년 대비 매출 70%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멤버십처럼 이용자 락인(Lock in)을 위한 전략과 관련해 “멤버십 서비스 출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배 부사장은 “멤버십으로 이용자를 단순히 유입시키기보다 카카오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가치를 고민하고, 비즈니스 자산을 합리적이고 편리하게 제공하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톡서랍이나 이모티콘 등 플러스 상품과 혜택이 결합된 여러 가지 형태의 플러스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신선식품부터 명품쇼핑, 정기구독 서비스 등을 도입하며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2분기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브랜드스토어 확대 및 중소상공인(SME)들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42.6% 뛴 3653억원을 올렸다. 네이버는 하반기 신규 커머스 사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랜드스토어 수는 453개로 늘었으며 거래액 또한 전년동기 대비 거래액이 5배 성장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이마트와는 지난 3월 지분 교환 후 첫 협업으로 ‘지역명물 챌린지’ 프로젝트를 출시했다. 소상공인에게 브랜드 상품화 기회와 오프라인 유통 판로를 확보해 줄 예정이며 4분기에는 네이버 내 이마트 장보기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온·오프라인 커머스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장보기 진행하고 나면 명품 관련된 논의를 추가로 할 예정”이라며 “신세계 명품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브랜드스토어 입점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부터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식품, 꽃배달, 청소 서비스 등을 대상으로 정기 구독을 시작한다. 한 대표는 “8월 정기구독 상품을 시작으로, 정기결제·렌털 등 주문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며 “고객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스마트메시지, 구매 데이터와 통계를 분석해주는 브랜드애널리틱스 플러스 등 신규 통합 마케팅 솔루션을 하반기부터 테스트한다”고 말했다.
◇ 신산업 성장세 가속화
네이버·카카오의 성장에는 신사업의 역할이 컸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페이 등 포함된 플랫폼 기타 부문에서 24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73% 올랐다. 카카오는 프리미엄 택시 이용 확대와 페이결제 성장에 힘입어 고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택시 운행 횟수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카카오T블루는 2만6000대까지 확대됐다.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T대리는 매출 효율이 개선되며 2분기 역대 최고 거래금액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시외버스, 기차, 셔틀에 이어 항공 서비스를 출시하며 종합 교통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반기 렌터카, 공유킥보드, 대리운전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 역시 기존 사업인 서치플랫폼을 제외한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신사업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하반기에도 투자와 개발을 통해 신사업 부문을 강화한다.
2분기 핀테크의 매출은 외부 제휴처 확대로 전년동기 대비 41.2% 증가한 2326억원을 달성했다. 클라우드 부문은 퍼블릭 클라우드 수요가 늘면서 48.1% 증가했다. 초거대 AI모델 ‘하이퍼 클로바’ ‘클라우드 로봇시스템’ 등 차세대 B2B솔루션을 위한 테스트도 곧 착수할 예정이다.
콘텐츠는 통합 출범한 '왓패드/웹툰 스튜디오'를 통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검증된 IP를 영상화할 계획이다. 또 일본에서 '라인망가 2.0'을 통해 웹툰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대표는 “통합 10억 건 이상의 원천 IP를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본격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며 “네이버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탄탄한 국내 사업을 기반으로 검색, 커머스, 콘텐츠 등 검증된 사업들의 성과가 글로벌에서 가시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