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 빅데이터 통한 주택시장 분석·전망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상반기 수도권에선 인천·경기 매매·전세가격 변동률이 서울보다 높았다. 지방에선 세종·대전·제주가 강세를 보였다. 그 외 공급이 많은 지역은 숨을 고르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2일 시사저널이코노미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주최한 ‘2021 웰스업 투자 세미나’에서 ‘빅데이터로 본 주택시장 전망과 현명한 자산관리’를 발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인천 상승률 서울 제쳐···경기, 최고가 경신 지역 많아 “GTX 등 개발 호재 산재”
수도권에선 인천의 아파트값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인천 3월(2.04%)과 4월(2.26%) 연속으로 2%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는 3월과 4월 각각 1.78%, 1.58%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은 매매가격 상승률이 0.4%대에 그쳤다. 지방에선 대전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함 랩장은 “인천은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거래총액이 지난해보다 높았다”며 “부평 등 구도심에서도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에선 세종시 옆에 있는 대전이 강세를 보였다”며 “부산과 대구는 분양시장에서 선방했지만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활동성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최고가 경신이 많았던 지역은 경기도다. 1만1944개에서 최고가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울(7904), 부산(3605개), 인천(3060개), 대구(1815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함 랩장은 “수도권에선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덜한 지역과 3기 신도시 주변에 위치한 개발 호재 지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같은 효통호재가 많은 지역 등을 중심으로 신고가가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서울은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노원구, 중소형 주택이 많은 강서구, 서울시장 교체 이후 정비사업 기대가 높은 서초·강남에서 공급의 희소성과 더해 신고가가 발생하는 지역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은 여전히 저평가 지역이라던지 GTX 호재를 받고 있는 지역이 대장주로 떠오르고 있다”며 “부평구, 서구, 남동구, 연수구, 미추홀구 등 오래된 도심에서 가격이 상승했고, 이러한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반기 전세시장은 매매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인천의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상승가격은 서울이 높지만 변동률은 경기·인천이 가팔랐다. 함 랩장은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전망했다.
◇하반기 상승 전망··“유동성 확대·전세값 상승·대출 규제 완화 영향”
올해 수도권, 대전, 제주 등지에선 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상승변수로 4가지를 꼽았다. ▲저평가 지역 매입수요 상존 ▲풍부한 유동성 ▲전세가격 상승 추세 ▲1주택자 과세 ▲대출규제 완화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약(후보자별 부동산 공약 선명성 대결) 등이다.
유동성 확대 요인으로는 경제·가계 소득 개선을 꼽았다. 함 랩장은 “몇 년간 아파트 매매시장 중심의 상승국면은 저금리와 유동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최근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집단면역 가능성이 높아지며 국내 가계의 소득과 경제성장률 전망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전셋값은 입주 물량 감소 영향을 받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신규 아파트 입주는 올해 24만호로 전년(27만호) 대비 3만호 가량 줄었다. 함 랩장은 “세부담 전가, 임대차 3법, 분양시장 선호 등이 이어지며 전셋가격은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국지적으로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많고 입주량이 적은 지역들은 가격불안 요인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인상 가능성과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 분양시장으로의 수요 이전 등으로 인한 하락변수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함 랩장은 “오는 8월이나 10월 중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주택구입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할 전망이다”며 “저금리 하에서 이뤄지던 공격적 투자(갭투자 등)는 실거주 요건·대출·과세 등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실익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리인상에 대한 충격은 바로 오기 힘들고, 대신 단기 차익이나 레버리지 수익을 남기려는 투자는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 ▲가격 상승 피로감 누적 ▲전년 대비 낮은 거래량 ▲분양시장으로의 이전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 등도 하락변수로 꼽았다.
3기 신도시 등 분양시장은 강세를 예상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 정부 청약규제 강화 속 수도권 중심 유망지역 위주로 청약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전매규제·재당첨금지·청약 1순위 기준 강화로 분양권 전매 거래는 감소할 전망이다.
함 랩장은 “무주택자의 당첨 확률이 높아지면서 올해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대한 청약 대기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3기 신도시는 특공에 85% 물량이 집중되며 특공 자격이 있는 수요자는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신도시이거나 서울 강남권과 가까워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곳, GTX 등 광역교통망 확충이 기대되는 지역들이 청약 선호가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