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슈완스 인수 이후 재무 부담···지난해부터 개선 추세
올해는 국내외 식품은 물론 바이오에도 집중할 계획

CJ그룹 지배구조 및 CJ제일제당 전체, 식품부문 매출. / 자료=CJ제일제당,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CJ그룹 지배구조 및 CJ제일제당 전체, 식품부문 매출. / 자료=CJ제일제당,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CJ그룹의 CJ제일제당이 올해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보다 해외에서 식품 부문 매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인 식품을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그룹은 지난 2007년 기업분할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회사인 CJ를 중심으로 CJ제일제당(44.6%), CJ ENM(40.1%), CJ CGV(38.4%), CJ프레시웨이(47.1%), CJ푸드빌(96%), CJ올리브네트웍스(100%), CJ올리브영(55.01%) 등 주요 기업의 지분을 확보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악재에도 집밥 효과로 국내외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매출액 14조5633억원, 2017년 16조4772억원, 2018년 18조6701억원, 2019년 22조3525억원, 2020년 24조2457억원으로 5년 사이 매출액이 10조가량 뛰었다.

최근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만 떼고 보면 2018년 매출액 5조2718억원, 2019년 8조105억원, 2020년 8조9687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 중 해외부문 매출은 2018년 7254억원, 2019년 3조1540억원, 2020년 4조1297억원이다. 지난해는 슈완스(2조8322억원)를 포함한 해외 매출이 전체 식품사업부문 매출의 46%가량을 차지했다. 비비고 만두를 앞세운 K푸드 제품이 미국 등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며 이룬 성과다.

특히 CJ제일제당이 지난 2018년 11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전문 기업 슈완스컴퍼니(슈완스) 영업이익은 CJ제일제당 영업이익의 18.2%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CJ제일제당이 슈완스에만 1조5000억원을 투자한 이력이 있어 슈완스를 통한 실적 올리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슈완스 인수는 CJ그룹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빅딜로 불리고 있고, 이재현 회장이 CJ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CJ그룹의 빅 딜 ‘슈완스’, 인수 이후 재무구조 악화

다만 슈완스 인수 이후 CJ제일제당은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슈완스를 인수한 2018년 부채는 7조2528억원이었는데, 2019년 11조2783억원으로 4조가량 늘었다. 지난해 부채는 9조7935억원으로 다소 완화된 모습이지만, 슈완스 인수 이전인 2016년 6조7808억원, 2017년 7조592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재무 부담이 큰 상태다.

부채비율도 슈완스 인수 당시 131%였지만, 2019년 157%로 26%포인트나 늘었다. 이자보상비율도 금융투자업계 기준 2016년 4.71%, 2017년 3.8%, 2018년 3.38%, 2019년 2.25%로 줄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식품업계 수혜로 벌어들인 현금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일조하긴 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부채는 9조79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5000억원정도 줄였고, 부채비율도 130%로 전년 대비 27%포인트나 줄였다.

올해 CJ제일제당은 시설투자(케펙스·CAPEX) 금액으로 9000억원을 책정했다. 특히 식품사업에만 6100억원을 투자하고, 이 중 4000억원은 해외부문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집콕 효과와 높아진 K푸드 관심을 한 번에 잡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아울러 고부가차지 사업으로 떠오른 바이오 부문에도 22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바이오 부문에서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기록한 만큼 외형 확대에 나서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최은석 CJ그룹 경영총괄이 식품사업부문장을 맡으면서 식품전략기획실이 신설됐고, 이 곳에서 바이오 사업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화이트바이오 중에서 PHA 생산 등 환경 관련 사업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제품,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미래 준비 차원의 신제품 개발, 전략적 R&D 투자, 구조적 경쟁력 확보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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