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샘물 지분 취득해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
부채비율 증가에 따른 불안한 재무안전성은 문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풀무원이 풀무원샘물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풀무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수년째 이어온 해외법인 사업을 흑자전환하며 국내외 실적을 개선하고 있지만, 재무건전성은 악화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 2019년 3월 주요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의 외부투자자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서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한 ‘원 풀무원’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풀무원은 상장사인 지주회사 ㈜풀무원이 비상장사인 자회사들의 지분 100%(합자회사 제외)를 보유함으로써 지배구조가 투명한 네슬레·다논과 같은 선진국형 글로벌 기준의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했다. 지주회사인 풀무원은 전사 경영과 브랜드, R&D를 총괄관리하고 자회사인 풀무원식품 등이 직접 사업하는 방향으로 나눴다.
여기에 올해 2월 풀무원은 풀무원샘물 지분을 추가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풀무원은 148억원을 투입해 풀무원샘물 지분을 기존 49%에서 70%로 확대했다. 나머지 지분 30%(212억원)은 3년 내 취득해 생수사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은 운영지주회사 방식을 택했다. 운영지주회사는 네슬레·다논과 같은 다국적 글로벌 기업의 지주회사 운영모델이다. 지주회사가 모든 중요 의사결정을 하고 자회사가 이를 수행하는 경영구조다.
지주회사의 형태는 크게 투자, 전략, 운영지주회사 등 3가지로 나뉜다. 투자지주회사는 인수합병으로 이득을 내는 방식이다. 자회사 경영에 폭넓은 재량권을 주는 것은 전략지주회사, 운영지주회사 등이다. 국내 금융지주가 통상 택하는 방식은 전략지주회사로 알려져 있다.
풀무원은 자회사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각 회사들의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의 지분을 인수한 것 자체가 지배력 강화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수년째 적자였던 해외사업 개선됐지만···재무안전성은 '글쎄'
실제 풀무원은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사업들을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채널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풀무원은 지난해 연결기준 2조3112억원의 매출과 4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50% 성장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43억원으로 75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해외에서도 미국법인은 흑자로 전환, 중국법인은 영업이익률이 두자릿수로 상승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풀무원은 올해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풀무원은 관련 사내 조직을 보강, 전문성 강화를 위해 산하 조직을 디지털전략팀, 빅데이터팀 등으로 세분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 강화에도 주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다만 지난해 풀무원 해외법인 적자가 풀무원 전체의 수익성과 재무안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풀무원의 부채비율은 2016년 189.81%, 2017년 193.49%, 2018년 173.05%, 2019년 220.57% 등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는 252.96%까지 치솟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총차입금도 2016년 2363억원에서 2020년 3분기 기준 428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는 41%다. 즉 총자본 가운데 절반가량이 빚인 것이다. 부채비율이 늘어난 것도 차입금이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
풀무원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해외법인에서 흑자전환을 했다”면서 부채비율 증가에 따른 재무구조에 대해선 “그간 해외법인 운영과 설비투자와 관련한 자금지원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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