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최고금리 인하 당시에도 기존 대출에 최고금리 인하 소급적용
삼성카드, 금리 20% 이상 고금리 회원 비중 ‘최다’
“소급적용 시 수익성 타격 불가피”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내년 하반기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최근 제2금융권 소급 적용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은 소급 적용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자율 조치 형태로 압박이 들어오면서 일부 저축은행은 이미 소급 적용에 나선 상태다.
카드사들 역시 금융당국의 소급 적용 압박을 우려한다. 고금리 회원 비중이 높은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타격이 전망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회사들에 최고금리 인하 대응 관련 금융당국과의 회의 결과를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에서 주장한 최고금리 인하 취지와 여전사 협조 당부가 주된 내용이다.
앞서 지난달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기존 24%였던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시행 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내년 하반기로 하되 정부 측 준비 상황에 따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소급 적용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지만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의 협조 당부가 사실상 소급 적용을 위한 우회적 압박이라고 해석한다.
지난 2018년 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인하할 당시에도 저축은행과 여전사들은 기존 대출에 금리 인하를 소급 적용한 바 있다. 저축은행은 지난 2018년 11월 금융감독원에서 개정한 ‘여신거래기본약관’에 따라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할 때마다 대출 금리를 소급해 낮춰야 한다.
카드사는 소급 적용 약관이 없어 기존 대출에 대해 금리를 소급 적용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존 대출 적용 금리를 24% 이하로 내린 바 있다. 금융당국 압박에 못 이겨 최고금리 인하 혜택을 소급 적용한 것이다.
카드사들은 이번에도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주요 카드사 중에서 20% 이상 고금리를 적용하는 카드론 취급 비중이 높아 소급 적용이 도입될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리카드를 제외한 6개 카드사 금리 20% 이상 카드론 평균 취급 비중은 9.37%다. 이 중 삼성카드는 20% 이상 고금리를 적용하는 카드론 비중이 23.95%로 카드사 중 가장 많았다. 현대카드 역시 17.49%로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당시와 마찬가지로 카드사들이 기존 대출의 적용 금리를 20% 이하로 소급 적용하게 된다면 금리 20% 이상 카드론의 취급 비중이 높은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수익성에 직격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018년 당시에도 소급 적용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입김에 못 이겨 최고금리를 넘는 기존 대출에 대해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며 “금융당국은 협조를 당부하는 차원이라지만 카드사에는 사실상 소급 적용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급 적용이 현실화될 경우 20% 이상 고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카드사들은 이자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