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3608억원 달성...라인 포함 매출 2조원 돌파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네이버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불구, 쇼핑·핀테크·콘텐츠 등 신사업 분야가 이번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608억원, 영업이익 291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8% 늘었다.
◇신사업 전면에 내세운 매출 구분 변경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기업결합으로 이번 분기 부터 매출집계에서 제외된 모바일 메신저 라인 매출을 포함한 매출은 2조598억원으로, 분기 기준 2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내년 3월 양사 경영 통합이 완료되면 중간 지주회사 격인 ‘Z홀딩스’ 지분 32.5%가 네이버의 지분법상 이익으로 계산된다.
네이버는 3분기부터 매출 구분을 기존 광고, 비즈니스플랫폼, IT플랫폼, 콘텐츠서비스 등에서 서치플랫폼(검색·디스플레이 광고), 커머스(쇼핑), 핀테크(간편결제·디지털 금융), 콘텐츠(웹툰·영상 등), 클라우드 등으로 변경했다. 각 사업 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7101억원, 커머스 2854억원, 핀테크 1740억원, 콘텐츠 1150억원, 클라우드 763억원 등이다.
네이버 매출 구분 변경은 기존 포털 중심 검색·광고에서 핀테크·콘텐츠 등 신사업 위주로 옮겨 가는 중장기 사업 방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과거 검색·광고 위주와 비교해 많이 바뀌었다”며 “커머스뿐 아니라 핀테크·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투자하고 달려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쇼핑·핀테크·콘텐츠 등 신사업 부문은 이번 네이버의 3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자체는 검색·광고 부문인 서치플랫폼이 7101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대비 성장률은 8.2%에 그쳤다. 반면 신사업 부문은 모두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쇼핑이 포함된 커머스 부문 매출은 2854억원으로 전년 대비 40.9% 증가했다. 지난 7월 론칭한 쇼핑라이브 9월 판매자수와 라이브수는 전월대비 2배, 거래액은 1.5배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달 선보인 유료 멤버십 서비스 ‘플러스멤버십’도 순항중이다. 멤버십 가입자 수는 160만명을 돌파하는 등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9월 멤버십 거래액은 네이버쇼핑의 약 15%까지 늘었다.
핀테크 부문은 전년 대비 67.6% 늘어난 174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4분기 중 오프라인 QR 결제 서비스 및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신용카드 결제도 지원하는 등 사업을 적극 확장할 방침이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11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1.8% 늘었다. 유럽과 남미 지역 웹툰 월활동이용자(MAU)는 550만명을 돌파했고, 글로벌 MAU는 67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 결제자는 전년 대비 28% 증가, 전체 거래액은 40% 이상 늘었다.
클라우드 부문은 비대면 환경으로 인한 클라우드 수요 증가와 각 서비스의 고른 성장으로 전년 대비 66.2% 증가한 7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클라우드 플랫폼’ 매출은 전년 대비 156%나 성장했다. 네이버는 향후 모든 B2B 기술과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상품화하고, 특화 상품을 선보이며 차별화 할 계획이다.
◇CJ와 글로벌 진출...파트너십 지속해 경쟁력 강화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최근 CJ그룹과의 지분 교환과 관련해 “향후 CJ와 함께 글로벌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른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파트너사들과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CJ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역량 있는 파트너들과의 협업 기회를 모색하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6일 CJ대한통운 ,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 6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한 전략적 사업 제휴 강화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CJ대한통운과 CJ ENM에는 각각 3000억원,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하기로 했고, 스튜디오드래곤은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현물 출자를 통한 신주 인수 방식으로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에 자사의 기술을 접목해 수요 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 배치 최적화 등의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CJ ENM, 스튜디오 드래곤과는 각 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IP)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며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도전과 노력뿐 아니라, 필요한 역량을 신속하게 강화할 수 있는 외부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점점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이번 협업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