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재단 출연금 의혹’ 업무상배임 등 혐의 고발장 접수
KT새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이 황창규 KT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20일 검찰에 고발했다. 황 회장이 검증되지 않은 광고대행사에 일감을 몰아줘 KT에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KT새노조 등이 지목한 광고대행사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농단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실소유한 회사다.
이들은 “2015년 황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광고감독 차은택의 측근을 채용했고, 그를 광고 담당으로 승진시켜 2016년 68억원 상당의 광고를 최씨 소유의 자격 미달 업체에 발주했다”며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었다’는 황 회장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채용 비리와 비정상적 광고 집행이 국정농단 세력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지난 6일 대법원이 차씨의 혐의 중 강요 부분을 무죄로 판단함에 따라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는 주장은 거짓이라는 지적이다.
이해관 KT새노조 대변인은 “KT는 박근혜 정부 때 미르재단에 출연금을 냈다. 그리고 최씨가 소유한 광고사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몰아줬다”며 “플레이그라운드는 (광고 수주) 자격이 안 되는 회사였다. 황 회장은 이런 회사에 광고를 주며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비난했다.
KT새노조는 이미 황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제공 및 횡령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KT새노조는 이날 고발한 업무상 배임 사건을 기존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과 통합해 신속히 수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KT 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에 대해서도 “구 사장은 황 회장 비서실장 출신으로 KT가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줄 때 돈을 보냈다”며 “KT는 이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구 사장을 내정했다. 3월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빨리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T새노조는 지난 1월에도 구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사건 처리를 오는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이전에 모두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