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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닻 올리는 KT 구현모호…시작부터 ‘가시밭길’
  • 원태영 기자(won@sisajournal-e.com)
  • 승인 2020.03.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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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내내 고성 오가…일부 주주들 구 신임 대표 강력 반대
구현모 대표가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취임했다. / 사진=KT
구현모 대표가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취임했다. / 사진=KT

“취임하기도 전부터 그만두라는 대표이사는 제가 처음인 것 같다.”

30일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구현모 대표는 취임사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구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취임했다. 이날 주총장은 구 대표가 취임 안건이 통과되자 동시에 여기저기서 고성이 오갔다. 

KT는 이날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 대표이사 후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구 대표는 오는 2023년 정기 주총일까지 3년간 KT를 이끌게 된다.

◇1시간동안 계속된 고성…시작부터 ‘진땀’

구 대표는 취임사에서 “KT그룹을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민기업, 매출과 이익이 쑥쑥 자라나는 기업, 임직원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임직원의 성장을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KT 대표이사로서, 또 KT그룹 주인의 한 사람으로서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며 KT그룹 임직원과 함께 ‘당당하고 단단한 KT그룹’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T 주총 현장은 안건을 발표할때마다 주주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특히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한 주주는 “KT는 CEO 교체 과정에서 항상 잡음이 있었다. 그러나 확실한 범죄 혐의를 갖고 있는 사람이 취임한 적은 없었다”며 “그런데 구현모 내정자는 어떠한가. 황창규 회장과 2014년부터 경영 요직을 거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죄로 기소의견 송치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구 내정자는 이미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범죄의 질이 굉장히 안좋다”며 "대표이사가 된다면, 앞으로 얼마나 노골적으로 범죄를 자행할 지 우려된다. KT는 범죄 혐의가 있는 자가 대표이사가 될 수 없도록 정관을 개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사회를 맡은 황 회장은 “구 후보의 자질은 충분하다. KT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며 “제기한 우려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주총장 밖에서는 KT민주동지회·KT노동인권센터 등 노조 관계자 10여명이 ‘KT 신임 CEO 구현모의 황창규식 적폐경영 단절 촉구’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오전 9시에 시작된 주총은 1시간 가량 진행됐다. 그동안 계속해서 고성이 오갔으며, 사회를 맡은 황 회장의 ‘정숙하세요’라는 외침이 반복됐다.

KT 노조가 주총장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원태영 기자
KT 노조가 주총장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원태영 기자

◇과제 산적한 구현모호

이날 주총을 기점으로, 구현모호는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5G 수익 실현, 인공지능(AI) 전문기업으로의 변신, 케이뱅크 안정화, 주가 부양 등이 당면 과제다.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치열한 5G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KT 역시 5G 시대를 맞아 1위인 SK텔레콤을 바짝 추격했지만 결국, SK텔레콤을 뛰어넘는데는 실패했다. 올해 역시 다양한 5G 관련 단말들이 출시되는 만큼, 치열한 격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구 대표는 신임 대표로서, 5G와 관련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야만 한다는 부담이 있다. 

구 내정자의 또 다른 과제는 케이뱅크 안정화다. 케이뱅크는 현재 벼랑 끝에 몰린 상태다. KT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KT는 기존 대주주의 증자를 설득하면서 새 투자자 영입과 우회 증자 등의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변신 역시 구 대표의 당면 과제다. 앞서 황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KT를 AI기업으로 변신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KT는 대대적인 기자간담회를 개최, 다양한 AI 기술들을 공개한 바 있다. 황 전 회장의 뒤를 잇는 구 대표 역시 AI기업으로의 변신이라는 막중한 업무를 이어받게 됐다. 

마지막 과제는 주가 부양이다. 현재 KT 주가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만원을 밑돌고 있다. 구 대표는 최근 약 1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날 주총에서도 수많은 주주들이 주가 부양과 관련해 불만을 터트렸다. 

한 주주는 “금융자산의 절반을 KT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힘들고 심적으로도 힘들다”며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신음하고 있는지 알아달라. 주가를 올릴 방법을 고민해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주는 “주가가 이렇게 떨어지고 있는데, 자회사 매각 또는 자사주 매입 등의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며 “제발 주가를 올려달라”고 울부짖었다.

한편 KT는 이날 대표이사 선임을 비롯해 정관 일부 변경, 제38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 총 8개 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KT는 이날 2019 회계연도 배당금을 주당 11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배당금은 오는 4월 22일부터 지급될 예정이다.

원태영 기자
IT전자부
원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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