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일회성 수입 영향으로 DS 영업이익 개선
반도체·스마트폰, 올해 5G 수요로 시황 개선 전망

삼성전자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인 27조7700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분야인 반도체 사업은 판가 하락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6.5% 급감했다. 다만 주력 사업 불황 속에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반등 기미를 보였다. 특히 수익성 하락세를 보였던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을 깎아내린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6조7900억원, 영업이익 3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5%로, 전분기(17.3%) 대비 소폭이나마 반등세를 보였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자료=삼성전자,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바닥 짚은 메모리, 불황 속 반등 가늠쇠

삼성전자는 수익성 회복의 배경으로 낸드 중심의 메모리 수요 회복과 일회성 충당금을 짚었다. 한진만 삼성전자 전무는 30일 진행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낸드 출하량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판매 측면에서 실적 개선이 있었으며, 10나노 D램과 5세대 V낸드 공정 전환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원가절감 효과도 크게 발생했다”면서 “1x나노 D램의 불량도 해소되면서 기존 충당금을 환입하는 일회성 수익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충당금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전반적인 메모리 판가 상승 덕분에 손실 폭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격 저점에 이른 낸드 플래시가 D램 보다 빠른 수요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D램 DDR4 8Gb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까지 약 3개월간 보합권에 들어섰고 낸드는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낸드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한자릿 수 후반 성장, 평균판매가격(ASP)는 한자릿수 중반 성장을 기록했다. 

올 1분기는 비수기 영향으로 메모리 수요가 하락할 전망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연간 5G 및 서버 수요 회복으로 메모리 시장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의 경우 올해 연간 10% 중반의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 성장, 낸드는 20% 중반대의 성장을 예상했다. 

다만 아직까진 예년과 같은 '반등 사이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를 비롯한 시설투자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한진만 전무는 “데이터센터 수요 회복이 관측되고 있지만 반등 사이클에 들어갔다고 하기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신중히 지켜봐야 할 듯 하다”면서 “수요 확대 추세 역시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팟가격(현물가격)이 오르는 시황변화는 업황 정상화 과정의 일부라고 보고 있으며, 시황 턴어라운드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품 사업 양대 축인 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8조500억원, 영업이익 220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를 낸 지난해 1분기를 제외하고 분기별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 실적이다. 중소형 라인 가동률이 하락한 가운데 공급과잉이 지속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적자가 큰 폭으로 벌어졌다. 올해도 자린고비급 긴축이 예상된다. 특히 대형 액정표시장치(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비용 지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4분기 숨통 튼 스마트폰…올해는 2억대 5G폰 시장 겨냥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사업부는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IM사업부의 연간 영업실적은 매출 107조2700억원, 영업이익 9조2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6.5% 늘었지만 영업익은 8.8% 급감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태를 겪었던 2016년에도 IM사업부는 10조8100억원의 영업익을 낸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지속 하락 추세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엔 수익성이 소폭이나마 개선됐다. IM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10.1%를 기록하며, 직전 3분기(10.0%)의 수익성을 이어갔다. 특히 플래그십 판매량이 감소하는 매년 4분기 시황을 감안하면 손실 폭을 줄였다는 평가다. 

이종민 삼성전자 상무는 “갤럭시A 시리즈 재정비 작업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며 지난해 하반기 중저가 스마트폰 수익성이 안정화 됐다”면서 “올해 생산자개발방식(ODM)은 저가 모델 중심으로 제한된 물량으로 도입할 것이며, 물량 비중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자료=삼성전자,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해 삼성전자는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확산될 5G 스마트폰 호재를 기대한다. 회사 측은 전세계 5G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최소 2억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5G 스마트폰 등 사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하락도 예상된다. 이종민 상무는 “하드웨어 고사양화에 따른 원가 부담은 발생하겠지만 제조부터 R&D까지 전방위적인 오퍼레이션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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