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에서 총 9명 출마 전망
이성희, 최덕규 전 조합장 재도전···지역 경쟁자 여원구, 강호동 ‘주목’
유남영 조합장, 김병원 회장 지지 ‘강점’···전남, 충청권도 후보 다수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격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여원구 양평 양서조합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과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강호동 합천 율곡조합장, 유남영 정읍조합장/사진=농협중앙회 및 각 단위 농협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격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여원구 양평 양서조합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과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강호동 합천 율곡조합장, 유남영 정읍조합장/사진=농협중앙회 및 각 단위 농협

내년 1월 말로 예정돼 있는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이전 선거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각 지역에서 오랜 기간 조합장을 역임하며 지지기반을 확보해온 유력 후보들이 일제히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현재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는 총 9명이다.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후 다시 회장직에 도전하는 후보들부터 새롭게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후보들까지 모두 각자의 장점을 내세우며 지지세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김병원 경쟁자’ 이성희, 최덕규 전 조합장 재출마···지역 경쟁자 여원구, 강호동도 도전

우선 이성희 전 조합장은 지난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조합장은 경기 성남 낙생 조합장을 3선까지 역임했으며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지냈다.

경기 남부 조합들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는 이 전 조합장은 지난 2015년 선거에 출마, 1차 투표에서 104표를 얻고 1위를 차지한 이력이 있다. 이는 당시 2위였던 김병원 현 중앙회장(91표)보다 높은 득표수다. 하지만 2차 투표에서 126표밖에 받지 못해 김 회장(163표)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김 회장과 호각의 경쟁을 펼쳤던만큼 전국적으로 높은 지명도가 가장 큰 장점이지만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조합장들이 지난 선거 당시와 비교해 대거 교체됐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감사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불거졌던 조선 3사 대형 부실사태에서도 자유롭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다.

최원병 전 중앙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는 점 역시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최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로 ‘영포회’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이 전 조합장은 기획력이나 추진력이 뛰어난 반면 도시 조합(성남) 출신으로서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 전 조합장은 같은 경기지역의 여원구 조합장과 단일화 과정을 거칠 가능성도 있다. 여 조합장은 지난 2005년부터 경기 양평 양서에서 조합장을 4선째 지내고 있으며 농협중앙회 이사직도 2016년부터 수행하고 있다.

여 조합장은 경기 북부 지역 조합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농촌 지역 조합장으로서 농업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양서농협을 전국 모범조합으로 육성할만큼 조직관리 능력을 검증받았으며 경기도농협운영위원회 의장도 맡고 있다.

소통 능력도 뛰어나 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강원, 충청, 경북 등에서도 고르게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단일화 이후 선거 구도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다소 높은 연령이 취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남 합천 가야 조합장을 7선이나 역임한 최덕규 전 조합장도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최 전 조합장은 1차 투표에 74표를 얻어 3위에 머물렀으며 이후 김 회장의 당선을 도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법 선거 혐의가 불거져 오랜 기간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항소심에서도 200만원 벌금형을 받아 지지세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최 전 조합장과 같은 경남 지역에서는 강호동 합천 율곡 조합장이 함께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장과 함께 농협중앙회 이사직도 함께 수행하고 있는 강 조합장은 1963년생으로 유력 후보들 중 가장 어린 나이를 자랑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4선에 성공할만큼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으며 ‘패기’와 ‘세대교체’, ‘신선함’ 등을 내세워 지지세를 확장 중이다. 다만 지역기반이 겹치는 최 전 조합장과의 관계는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표=이다인 디자이너
표=이다인 디자이너

◇김병원 중앙회장, 유남영 조합장 지원 전망···이주선 조합장 9선으로 ‘최다선’

전남 지역에도 두 명의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문병완 보성 조합장(5선)과 강성채 순천 조합장(3선)이 그들이다. 문 조합장은 농협내 최대 조합장 조직인 농협RPC운영전국협의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쌀 전문가’로 활약 중이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 포기 문제와 관련해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강 조합장은 전국 최대 조합원을 보유한 순천 조합에서 3선에 성공했다는 측면에서 조직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중앙회에서 재직한 경력도 있어 유통 사업에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앙회 출신 인사를 기피하는 문화가 일부 조합장들 사이에 아직도 남아있어 이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북 지역에서는 유남영 전북 정읍 조합장(6선)의 출마가 유력하다. 현재 농협금융지주 이사로도 재직하고 있는 유 조합장은 김병원 현 회장에게 깊은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과 유 조합장은 각각 광주대학교 경영학과와 행정학과를 졸업한 동문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 김 회장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유 조합장의 가장 큰 강점으로 여겨지며 협동조합 이론에 해박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충북에서는 김병국 전 서충주 조합장(5선)이, 충남에서는 이주선 아산 송악 조합장(9선)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조합장은 농업과 농촌에 대한 이해도, 조직관리 능력 등 모든 부분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랜 기간 표밭을 닦아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의원조합장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충북의 특성상 다른 지역으로의 지지세 확장이 필수적이다.

이 조합장은 출마 후보들 중에는 가장 오랜 기간 조합장을 역임했다. 그만큼 누구보다 농협에 대한 이해도가 깊으며 ‘느티나무 떡’ 브랜드를 통해 소규모 조합이었던 아산 송악 조합을 자립 가능 조합으로 성장시킨 성과도 있다. 이 조합장은 과거에 선거 출마를 선언했으나 막판에 포기한 이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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