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형 TV는 8K”vs LG “8K는 시기상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가을 이사 및 혼수철을 두고 양사 TV 오프라인 판매장 일선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된다. 특히 양사가 최근 논란을 빚은 8K TV를 두고 삼성전자 TV를 파는 매장에선 '10년 후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영업하는 반면 LG전자 측은 '시기상조'라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특장점을 역설해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1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시 소재 삼성전자 가전 매장은 이른 오후임에도 혼수를 마련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이 상담을 진행하는 등 활기를 띄었다. 이곳 매장은 정 중앙에 배치한 초대형 8K QLED TV를 중심으로 매장 상단 부분에 나란히 8K TV 모델을 전시해, 입구 측면이나 하단에 진열된 4K OLED TV보다 시선이 집중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QLED 8K TV를 처음 출시한 이후 55~98인치에 달하는 6종의 폭 넓은 제품군을 갖추며 8K TV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TV 매장에서도 삼성전자의 8K TV 기술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이곳 매장 관계자는 TV 구매에 대한 문의에 "TV를 2~3년 마다 바꾸진 않을 것 아니냐"면서 "10년 쓸 것으로 생각한다면 지금 8K TV를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8K 방송이 송신되는 시점은 예단하기 어렵다”며 “아직 8K 영상에 대한 소스가 없기 때문에, 지금 8K TV를 사더라도 향후 추가적인 기기를 탑재해야 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부연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75인치 이상 대형 TV에서 8K 모델의 구매율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다른 매장 관계자는 “이곳 매장에선 4K 모델의 경우 65인치와 75인치 TV 모델 판매 비중이 50%씩 차지하지만, 8K 모델의 경우 70% 이상 대다수가 75인치 모델을 구매했다”며 “75인치 이상 대형 TV를 구매하려면 초고해상도인 8K 모델을 추천한다”고 권했다.
반면 LG전자 매장에서 8K TV에 대한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삼성전자와 달리 8K TV가 초대형 88인치 모델 하나 뿐인데다가, 출고가 5000만원을 호가하는 까닭에 그다지 구매를 권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LG OLED 8K TV는 서울 강남, 서초, 판교 등 일부 백화점에만 제품이 전시돼 있으며, 구매할 경우 65인치 OLED TV를 사은품으로 증정할 정도로 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한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88K OLED TV를 전시한 한 매장 관계자는 “출고가만 5000만원이라 누구나 쉽게 구매하긴 어려운 제품”이라며 “강남 본점에서 몇 대 팔리긴 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LG전자 TV 매장에선 해당 제품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굳이 지금 8K TV를 사려 하냐’는 반응이 돌아오기도 했다. 서울시 중구 소재 한 매장 직원은 “아직 지상파 UHD 방송도 안테나 없이는 수신이 불가능한 상태인데 8K TV를 지금 산다는 건 너무 먼 미래 얘기“라며 “8K로 제작된 영상 외에 지금 8K TV로 볼 수 있는 콘텐츠라곤 유튜브에서 8K 영상을 다운 받아 TV로 재생하는 것뿐인데 누가 그런 방법으로 영상을 보겠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매장에선 경쟁사의 TV 제품을 간접적으로 자사 OLED TV과 비교해 특장점을 강조하는 근거로 삼기도 했다. 서울시 소재 LG전자 TV 매장에선 한쪽 구석에 65인치 OLED TV와 자사 LCD TV 모델을 함께 걸어두고 사실상 경쟁사를 뜻하는 ‘뒤에서 빛을 쏘는 백라이트 방식 ?LED’라는 표시판을 부착한 점도 눈에 띄었다.
8K TV 제품군이 한정적인 LG전자는 65인치 TV 수요를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이다. 가격대가 더 낮은 4K 모델을 중심으로 소비자 유인이 더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65인치 OLED TV가 530~550만원에서 가격을 형성한 반면. 77인치 제품의 경우 출고가만 1200만원대로 훌쩍 뛰는 탓에, 일부 매장에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65인치 모델에 더 높은 할인 프로모션을 책정하기도 했다. 한 LG전자 가전 매장 관계자는 “이곳 매장에서 팔리는 OLED TV의 75% 가량이 65인치 제품이고, 77인치 이상 제품의 경우 10%에 못 미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