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1조 1578억원···30.9% 감소
올해도 역성장 전망
판가 인하 및 R&D·캐파 투자 확대 예정

DB하이텍의 부천공장 전경 / 사진=DB하이
DB하이텍의 부천공장 전경 / 사진=DB하이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DB하이텍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 1578억원, 영업이익 2663억원의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23%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9%, 영업이익은 65.4% 감소했다. 4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5.7% 증가한 283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4.4% 감소한 431억원을 남겼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28.7%, 72% 감소했다.

4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수치다.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DB하이텍이 3000억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6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DB하이텍은 지난해 4분기는 중국 국경절 등 성수기에 힘입어 고객사 재고소진 및 기저효과로 매출이 전분기 대비 회복했다고 밝혔다. 가전·통신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했으며 모든 제품군에서 매출 증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판가가 전분기 대비 10% 감소하는 등 인하가 지속했으며, 약 100억원의 글로벌칩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DB하이텍은 올해 반도체 시장이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는 전년 대비 36%, 파운드리는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중 12인치는 25%, 8인치는 7%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특히 8인치의 경우 통신·자동차 산업 중심으로 수요 회복을 전망하며 가동률이 60~8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는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올 3분기부터 가동률을 끌어올려 올해 75%의 가동률을 유지할 방침이다.

다만 올해도 역성장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DB하이텍은 올해 연간 매출 전년 대비 10% 감소하며 10%대 초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동률 제고를 위해 평균판매단가(ASP) 인하를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및 증설, 생산성 향상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신공정 개발과 신사업 투자 등 지속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도 가속할 방침이다. 질화갈륨(GaN)·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 중이며, 공정 고도화제품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전년에 비해 실적이 다소 하락했다”면서도 “전력반도체 기술 격차를 지속 확대하는 동시에, 차량용의 비중을 높이고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주목받는 GaN·SiC 등 고부가·고성장 제품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DB하이텍은 지난해 12월말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친화정책 강화를 골자로 하는 경영혁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를 통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등을 통해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는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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