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내년 4월 모듈 생산능력 8.4GW 확대
“AMPC 수취액 최대 3배까지 늘어날 것”
OCI홀딩스, 미션솔라에너지(MSE) 통해 미국 모듈 공장 증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올해 업황이 악화되면서 극심한 실적 부진에 빠졌던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내년부터는 볕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따라 글로벌 태양광 프로젝트가 다시 개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수혜로 북미 태양광 사업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내년 4월을 목표로 미국 카터스빌 모듈 공장 상업 생산에 나선다. 모듈 외에도 잉곳, 웨이퍼, 셀 공장을 차례대로 건설해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전 벨류체인 생산을 이곳에서 담당한다. 폴리실리콘은 워싱턴주에 위치한 친환경 폴리실리콘 업체 ‘REC실리콘’에서 생산한다.
한화솔루션은 차질없이 미국 솔라허브 구축을 진행 중이다. 솔라허브는 한화솔루션이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태양광 통합단지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카터스빌 공장의 경우) 모듈 공장 건설을 우선 추진해 모듈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나머지 잉곳, 웨이퍼, 셀 공장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고 했다.
지난 7월에는 달튼 2공장이 양산에 돌입하면서 한화솔루션의 생산능력은 기존 1.7GW에서 5.1GW로 3배 확대됐다. 카더스빌 모듈 공장(연산 3.3GW)까지 완공되면 이 회사의 모듈 생산능력은 8.4GW에 달한다. 미국 내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북미 공장 건설을 통해 IRA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주 발표한 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잠정 가이던스가 발표되면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제거됐다. 잠정 가이던스에 따르면 미국 내 생산된 태양광 셀의 경우 W(와트)당 4달러, 모듈은 와트당 7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폴리실리콘은 kg당 3달러, 웨이퍼는 ㎡당 12달러를 받는다.
생산능력 증가에 따라 내년부터 수취하는 AMPC 금액도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잉곳-웨이퍼-셀-모듈’ 등 태양광 4대 품목을 모두 미국에서 생산하면서 IRA 혜택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터스빌 3공장 가동을 통해 내년에 AMPC 혜택을 받는 금액이 올해보다 30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솔루션의 실적은 AMPC 수취액 의존도가 높은 만큼 북미 생산 규모가 늘어나는 내년부터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3분기 한화솔루션의 효자 역할을 해온 신재생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347억원이다. AMPC 수취금액은 350억원을 기록해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영업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AMPC 수취액도 매 분기 증가 추세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229억원, 2분기 279억원의 AMPC 수혜를 받았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홀딩스도 계열사 미션솔라에너지(MSE)를 통해 미국 내 모듈 공장을 짓는다. 미션솔라에너지는 미국 태양광 모듈 공장 생산능력을 210MW에서 1GW로 확장하고자 지난해 10월 57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해당 모듈 공장은 현재 일부 라인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증설에 따른 전부 상업가동 시기는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국내 태양광 업체를 둘러싼 대외 경영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정책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태양광 프로젝트도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조달 금리에 민감하다”면서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부진했던 태양광 산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2025년 이후 미국 신규 태양광 공급망이 건설되면서 중국 중심의 태양광 공급체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내 태양광 생산을 장려하는 미국 정부 정책에 따라 비(非)중국산 부품을 채택하는 태양광 업체의 움직임도 국내 태양광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OCI홀딩스의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생산법인 OCIM는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을 앞세워 미국 웨이퍼 업체 큐빅과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