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스타트업 축제 '컴업 2023' 2일차
뉴지스탁·카페노노 M&A 현실 조언
[시사저널e=박예영 기자]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기업에 인수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다.”
9일 이틀째 진행된 '컴업2023'에서는 스타트업들의 본질적인 고민인 인수합병(M&A) 관련 얘기들이 나왔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기업을 운영하면서 기업공개(IPO) 또는 M&A를 사업을 키우는 과정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VC 대표들은 창업가들에게 생각이 M&A로 쏠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날 ‘제 회사 사실 분 없나요?’를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국내 최대 퀀트 투자 플랫폼 ‘젠포트’를 운영하는 뉴지스탁 문경록 대표는 “과거 투자사로부터 투자금 상환 소송을 겪으며 어려움을 겪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소송을 걸었던 투자사의 지분과 원래 대주주였던 구주 매각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 DGB금융그룹과 연결돼 소송이 걸린 지분과 구주 지분을 사가는 조건으로 대기업으로 인수됐다”고 말했다.
뉴지스탁은 지난 2015년 옐로금융그룹에, 2021년에는 DGB금융그룹에 인수되는 등 두 번 M&A 과정을 겪었다.
스타트업 M&A 활성화는 국내 벤처 투자 시장의 혹한기를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거나 IPO를 통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M&A를 통해 성장과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뉴지스탁과 DGB금융그룹의 M&A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과거 옐로모바일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투자 유치가 어려웠다. 당시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옐로모바일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여기에 소송 문제까지 불거지며 두 가지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당시 DGB금융그룹이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인수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창업가들에게 “인수한 이후에도 위기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인수 이후에는 변수가 많아지기에 오히려 위기 가능성이 많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경영진과 창업팀이 목적을 가지고 얼마나 끈질기게 사업을 해 나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카페노노는 심상민 대표가 호갱노노를 직방에 매각한 후 재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심 대표는 직방에 인수될 당시 40~50만 트래픽이었던 호갱노노를 3년 간 400만 트래픽으로 성장시킨 후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후 웹페이지 제작 솔루션 카페노노를 창업해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심 대표에게 “스타트업에겐 IPO와 M&A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호갱노노도 IPO를 준비해볼 생각은 하지 않았냐”고 질문했다.
심 대표는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대표 입장에서 IPO는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는 방법이지만 M&A는 끝날 수도 있는 방법이다”며 “M&A 결정은 금전적인 이유가 컸다. 또 직방은 동종 업계였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직방으로부터 호갱노노 M&A 제안이 왔을 때 직원들이 많이 흔들렸다. 다른 창업자들도 마찬가지로 M&A 제안에 흔들리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다”며 “휘둘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인수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꽃놀이패를 들고 있다는 생각으로 투자 유치를 진행함과 동시에 M&A를 고려하는게 최선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실제로 인수한다고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투자도 받지 못하게 해 놓고 갑자기 그만둬 기업들이 망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봤다”며 “제일 좋은 가치는 스타트업들이 여전히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고 열심히 해나가는 걸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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