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별 상권 특색 맞춰 구성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점포 리뉴얼을 추진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향후 10년간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추진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룹은 백화점 부문은 ‘리뉴얼’에 방점을 찍었다. 점포별로 상권 특색에 맞춰 구성을 새로 하는 동시에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올해 2600여억원을 투자해 오프라인 경쟁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목동점 등을 포함해 일부 점포의 명품, 패션관 리뉴얼을 포함한 금액이다. 올 1분기 기준 현대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7.3%나 감소했음에도 핵심 점포 개선에 착수했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점포별 매출 순위 톱 10 추정치. / 표=김은실 디자이너
지난해 국내 백화점 점포별 매출 순위 톱 10 추정치. / 표=김은실 디자이너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국내 백화점 점포 매출 기준 판교점(5위), 본점(7위), 무역센터점(9위) 등 3개 점포를 톱10에 올렸다. 상권 및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현대백화점은 점포별로 본점=럭셔리, 목동=MZ세대·목동맘, 판교=가족특화, 더현대서울=팝업스토어 등으로 인식된다.

◇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 프리미엄 다이닝홀 개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당장의 이익에 집중하기보다 ‘고객이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본원적인 고민을 하면서, 바뀐 경영환경에 맞게 사업의 내용과 방식을 변화시켜야 생존이 가능하다”며 “고객과 시장, 경쟁자의 변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리프레이밍(reframing)’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잘 살피고 변화의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본점 리뉴얼을 마무리했다. 현대백화점은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 ‘가스트로 테이블(gastro table)’을 오픈해 프리미엄 다이닝 홀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다이닝 홀은 기존 백화점 푸드코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신개념 공간으로, 미식 콘텐츠와 고급 레스토랑급 서비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이 리뉴얼한 푸드코트 '가스트로 테이블'. / 사진=한다원 기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이 리뉴얼한 푸드코트 '가스트로 테이블'. / 사진=한다원 기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압구정 본점의 경우 18년 만에 리뉴얼하게 됐다”면서 “전체 점포 식품관 중에서 압구정 본점 식품관 매출이 1위고, 본점이다보니 상징적인 이미지도 있어서 이번에 가스트로 테이블이란 브랜드로 서비스 강화, 메뉴 고급화 중점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오픈한 가스트로 테이블에는 유명 셰프들이 새롭게 개발한 레스토랑과 국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 등 총 28개 브랜드로 채워졌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식품관 매출 비중이 2021년 16.2%, 2022년 16.7%, 올 상반기 17.8% 등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해당 공간을 ‘미식 랜드마크’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백화점 본점은 주변에 대형마트가 없다. 현대백화점 본점 주변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처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사실상 본점 식품관인 셈이다. 또 현대백화점 본점은 다른 점포와 달리 40대부터 60대 소비자들로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현대백화점 본점이 백화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이유기도 하다.

고객들은 가스트로 테이블에서 식탁마다 붙어있는 QR코드(사진 왼쪽)를 통해 메뉴 선정부터 주문, 계산까지 원스톱으로 해결 가능하다. 가스트로 테이블에서는 직원이 직접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자리까지 가져다준다(사진 오른쪽). / 사진=한다원 기자
고객들은 가스트로 테이블에서 식탁마다 붙어있는 QR코드(사진 왼쪽)를 통해 메뉴 선정부터 주문, 계산까지 원스톱으로 해결 가능하다. 가스트로 테이블에서는 직원이 직접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자리까지 가져다준다(사진 오른쪽). / 사진=한다원 기자

◇ 외국인 겨냥해 영어·중국어·일본어 추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거주한다는 50대 주부는 “원래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장을 보는데 장을 보면서 식사도 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푸드코트 느낌도 거의 없어졌고, 주문하면 바로 가져다 주니까 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는 “오랜만에 현대백화점에 방문했는데 많이 바뀌어있어서 놀랐다”며 “여기가(본점 식품관) 원래 오래된 공간이라 끼니를 떼우는 공간으로 여겨졌는데 고급 식당에 온거 같다”고 했다.

현대백화점 가스트로 테이블은 기존 백화점 푸드코트와 달리 직원이 직접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자리까지 가져다준다. 고객들은 테이블마다 붙어있는 QR코드를 통해 메뉴 선정부터 주문, 계산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외국인 고객을 위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언어도 추가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본점은 소비, 해외 등 다양한 경험을 한 소비자들이 많아서 입맛이 고급화되어있고, 온라인 장보기가 요새 특화돼 있음에도 본점 식품관 매출이 잘 나오다보니 내부에서도 품질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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