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신제품 에너지 효율성·AI 강화
한종희 “친환경 실천 확대···생활가전 실적, 상반기 중 성과”
“올해 로봇 ‘EX1’ 제품 출시 준비 중···대세인 챗GPT 적극 활용”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 라인업을 기존 24종에서 27종으로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성과 인공지능(AI) 연결 기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생활가전 제품 중 절반 이상을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구성해 비스포크 판매량을 전년 대비 50% 높이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포함)는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한 가운데 비스포크 라인업을 앞세워 상반기 중 흑자로 돌아서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1일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를 열고 2023년형 가전 신제품을 공개했다. 신제품은 컴프레서와 디지털 제어 및 AI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인버터 등을 활용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을 넘어선 효율을 구현했다. 비스포크 4도어 냉장고와 그랑데 AI 세탁기는 1등급 최저 기준 대비 에너지 효율이 각각 22%, 30% 더 높다.
◇비스포크 대형 가전, 1등급 모델 비중 75%···15종에 AI 기능 적용
비스포크 신제품 중 세탁기와 건조기는 전 모델이 에너지 1등급 기준을 충족한다.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에어컨 등을 포함한 대형 가전제품의 에너지 1등급 모델 비중은 75% 수준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은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파타고니아와 협력한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기는 연간 수백만병의 페트병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내에는 미세 플라스틱 필터도 출시해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며 “삼성전자는 제품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단계에 걸쳐 친환경 실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비스포크 신제품은 전 제품에 와이파이를 탑재해 맞춤형 기능을 강화한다. AI 기능은 올해 스틱 청소기, 식기세척기, 오븐 등으로 확대돼 AI 적용 품목은 총 15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스마트싱스 서비스는 삼성헬스와 연동한 헬스·건강 상태 문진과 팻 케어 기능 등을 가전제품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
유미영 삼성전자 DA사업부 소프트웨어개발팀장(부사장)은 “가전 사업 소프트웨어 인력이 2017년 말 대비 2배 정도 늘었다. 사업부 이외에도 삼성리서치센터에도 수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있어서 가전제품을 혁신하는 데 같이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종희 “OLED TV, 번인 개선돼 라인업 도입”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위주의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운영해 판매량 확대에 나선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이 높지만, 생활가전 제품은 소비자 일상에 필요한 제품인 만큼 친환경 기술을 앞세워 실적을 개선하겠단 계획이다.
최익수 삼성전자 DA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은 “비스포크 판매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시키겠다. 한국은 2대 중 1대, 미국은 4대 중 1대를 비스포크 제품으로 판매해 프리미엄을 더 확대하는 게 삼성전자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DA사업부 실적과 관련해 “지난해 연말에 물류비와 원자재비 증가, 수요 감소 등으로 적자를 봤다. 상반기 중에는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 언급은 시기상조이지만, 지난해처럼 적자를 내는 일이 상반기에는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봇 신사업 및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삼성리서치에서 로봇 플랫폼을 만들고 있고, 로봇사업팀에서는 올해 출시될 ‘EX1’이라는 제품을 준비 중”이라며 “챗GPT가 대세가 되고 있다는 걸 부인하지는 않는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삼성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10년 만에 국내 시장에 재출시한 이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부회장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시절인 지난 2020년에 “OLED TV는 안 한다”라며 사업 진출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한 부회장은 이에 대해 “가장 크게 우려했던 건 ‘번인(burn in·화면 잔상)’ 문제였다. 지금은 어느 정도 개선됐고,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큰 무리가 없어 라인업을 도입한 것”이라며 “소비자 취향이 예전처럼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하다. 새로운 디스플레이는 취향 위주로 가고 있어 그런 차원에서 개발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