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하량 100만대 전망···비중 2.5%
QD-OLED 패널 원가 높아 수익성 고민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국내 출시했다. 이 시장을 놓고 이 부문 점유율 1위인 LG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전자는 OLED TV에 신기술을 적용해 휘도를 개선했지만, 100만대 수준의 적은 물량과 낮은 수익성은 한계로 지적된다.
삼성전자는 9일 서초사옥에서 미디어 체험 행사를 열고 2023년형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LCD 패널 기반의 ‘네오 QLED 8K’ TV는 3가지 사이즈(65·75·85인치)로 총 10개 모델, 네오 QLED는 6가지 사이즈(43·50·55·65·75·85인치)의 14개 모델로 각각 출시됐다. 네오 QLED 8K는 총 4개 시리즈(QNC900·QNC850·QNC800·QNC700)로 전년 대비 1개 시리즈가 늘었다.
OLED TV의 경우 지난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 선보였지만, 올해는 국내까지 확대했다. 사이즈도 지난해 55인치와 65인치 2종류에서 올해는 77인치 제품을 추가해 라인업이 다변화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3년 OLED TV를 출시했으나 수율 문제로 사업을 접은 뒤 LCD 패널을 활용한 프리미엄 TV 판매에 주력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TV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OLED 시장은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 전망치는 2억대 초반으로 전년 수준으로 정체가 예상되지만, OLED 제품 물량은 지난해 651만7000대에서 올해 741만대로 13.7% 증가가 점쳐진다.
삼성전자 2023년형 OLED TV는 ‘OLED 밝기 부스터’ 기능을 적용해 OLED 단점으로 지적되는 밝기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네오 QLED 라인업 기술인 ‘뉴럴 AI 퀀텀 프로세서 4K’를 탑재해 색상 표현력을 높였다. 눈부심 방지 기능으로 빛 반사도 줄었다.
삼성전자가 노리는 OLED TV 시장 1위는 LG전자다. LG전자의 지난해 OLED TV 출하량은 382만4000대로 물량 기준 시장 점유율 58.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OLED TV 출하량은 50만대 이하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OLED TV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출시 지역을 확대했지만, 물량 측면에서 LG전자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퀀텀닷(QD)-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TV용 QD-OLED 출하량 전망치는 150만개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패널을 소니에도 공급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완제품 물량은 100만대 내외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연간 TV 출하량이 약 4000만대란 점을 감안하면 OLED 제품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가격 카드를 내밀었다. 삼성전자 2023년형 OLED TV 출고가는 65인치가 529만원, 77인치가 799만원이다. LG전자의 같은 사이즈 TV 최고 가격이 각각 539만원과 900만원이란 점에서 삼성전자 제품이 10만~101만원 저렴하다.
반면 수익성은 고민이다. 삼성이 채택한 QD-OLED는 블루 소재 가격이 비싸 패널 원가가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 대비 1.5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OLED TV는 원가가 더 비싼 패널을 활용하면서 TV 출고가는 더 낮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TV 시장 1위이지만, OLED 제품에서는 도전하는 입장인 만큼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세웠다고 본다”며 “프리미엄 TV에서 삼성전자 주력 라인업은 여전히 네오 QLED다. 올해 OLED에서 높은 수익률을 노리기보다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단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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