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도 기존 40%에서 70%까지 개선 목표···“수요 증가하는 단계”

LG디스플레이가 22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선보인 투명 OLED 제품. /사진=이호길 기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제품인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 확대에 나선다. 기존 55인치 제품에서 크기를 30인치와 77인치로 다변화하고, 현재 40% 수준인 투명도도 70%까지 끌어올려 모빌리티, 사무공간, 미술관 등으로 거래선을 넓힐 계획이다. 투명 OLED를 양산 중인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한 만큼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데 주력해 신시장을 선점하겠단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22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최한 ‘투명한 미래전(展)’ 전시회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투명 OLED 제품을 소개했다. 투명 OLED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OLED 장점을 극대화한 기술로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어 사이니지, 건축, 디지털 아트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은 백라이트가 필수적이란 점에서 5% 이상의 투명도를 구현하기 어려운 반면 LG디스플레이 OLED 제품의 투명도는 40%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가 22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투명한 미래전(展)’ 전시회에서 지하철에 적용된 투명 OLED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호길 기자

◇지하철·사무실·오프라인 매장 등에 창문 대신 설치

투명 OLED가 모빌리티 분야의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 유리문은 시간과 장소, 광고 등을 증강현실(AR)로 구현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0년부터 중국 베이징, 심천, 푸저우 등과 일본 JR동일본 열차 등에 투명 OLED를 공급 중이다. 사무실에 투명 OLED 파티션을 적용하면 메인 스크린으로 쓸 수 있고, 노트북과 연결해 서브 스크린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박물관에 적용된 투명 OLED /사진=이호길 기자

투명 OLED를 박물관에서 사용할 경우 안내 데스크의 인테리어 구조와 맞춰 전시장 홍보 영상을 상영할 수 있다. 소비 전력이 LCD나 발광다이오드(LED) 대비 3분의 1 수준이어서 만져도 뜨겁지 않다. 또 글자가 희미하거나 훼손된 전시품의 특정 부분을 투명 OLED로 복원할 수 있단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오프라인 매장에 투명 OLED를 설치할 경우 공간 개방감을 살리면서 제품 전시가 가능하다. 기존 쇼윈도에는 구현할 수 없었던 브랜딩 영상이나 제품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메타버스 쇼핑을 투명 OLED로 실제 매장에 접목해 다양한 상품과 컬러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된 투명 OLED /사진=이호길 기자

◇투명 OLED 과제는 ‘밸류체인 형성·콘텐츠 확보’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가 모빌리티, 문화, 엔터테인먼트, 리테일 공간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전망한다.

여준호 LG디스플레이 솔루션 CX그룹장(상무)은 “중국 지하철과 박물관에 적용이 됐고, 국내에는 판교에 위치한 카페에 세팅이 돼 있다. 수요가 증가하는 단계”라며 “주요 지하철 공사 및 업체들과 계속 논의 중이다. 빠르면 내년에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명 OLED 현재 사이즈는 55인치인데, 내년에는 30인치와 77인치도 나올 예정이다. 3밀리미터(mm)인 베젤(화면 테두리)은 2mm까지 줄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40%인 투명도는 70%까지 개선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이 자동차 내부로 확대되려면 투명도를 7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가정에 적용된 투명 OLED /사진=이호길 기자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최고전략책임자(CSO) 전무는 투명 OLED 대중화의 제약 요인에 대해 “아직 밸류체인 형성이 안 됐다. 밸류체인을 만들어가는 게 시급한 과제”라며 “또 투명 OLED에 적합한 콘텐츠도 필요하다. 하나씩 채워지면 비약적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LCD는 중국 업체들이 밀고 들어오고 있는데, 투명 OLED는 LG디스플레이만 하고 있다. 경쟁업체가 들어오더라도 수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와 힘을 합쳐 투명 산업은 대한민국의 산업이라는 인식을 만들고 싶다”며 “국내 기업과 협업을 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해서 시장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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