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공간보다 공원 늘리기에 초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변하는 쇼핑공간

 

지난 2월 24일 더현대 서울 프리오픈 당시 '사운즈 포레스트'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2월 24일 더현대 서울 프리오픈 당시 '사운즈 포레스트'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현대백화점이 전략적으로 매장 공원화를 진행하고 있다. 백화점은 물론 아웃렛까지 공원으로 꾸며 나들이 장소 혹은 휴식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쇼핑에서 나아간 공간으로 구성하고 고객들의 시간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웃렛은 올해 들어 더욱 적극적으로 공원을 도입하고 있다. ‘힐링’을 모티브로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은 물론 기존 매장에도 새로운 콘셉트의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쇼핑 공간을 위해 공간을 활용하는 대신 쇼핑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 2월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의 경우 5층에 3300㎡(1000평) 규모의 거대한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가 있다. 천연 잔디와 함께 30여 그루의 나무가 있다. 이곳은 개장 후부터 지금까지 고객들의 포토스폿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백화점 실내지만 천정에서 들어오는 햇빛과 녹색의 나무가 어우러져 쇼핑객들의 배경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10층 문화홀에 꾸며진 ‘판교힐링파크’에서 고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현대백화점
지난달 29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10층 문화홀에 꾸며진 ‘판교힐링파크’에서 고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는 오는 31일까지 판교점 10층 문화홀에서 ‘판교힐링파크’를 운영한다. 판교힐링파크에는 기존 문화홀(758㎡, 약 230평)에 30여 그루의 나무(2~3.5m 높이)와 삼각형 모양의 나무 오두막· 평상 등을 배치해 해외 휴양지 콘셉트로 꾸민 게 특징이다.

백화점이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자꾸 찾고 싶게 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커머스를 대적하기 위한 현대백화점의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다른 백화점과 달리 모바일 규모 키우기보다는 오프라인인 백화점 본연의 기능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위주의 전략을 잘 구사하고 있다”며 “오프라인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을 주면 소비자들은 관심을 보이게 돼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공원을 새로운 매장이 아니라 오픈한 지 오래된 매장에도 도입하고 있다. 지난 2002년 개장한 목동점에는 정원을 만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목동점 7층에 유럽의 정원과 온실을 콘셉트로 한 글라스하우스를 만들었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아웃렛에도 다양한 콘셉트의 공원형 휴식 공간을 만들고 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에서는 지난달 A관 3층에 ‘더 테라스’가 문을 열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의 지중해 콘셉트의 야외 조경 공간 '빅팟 가든' 모습. / 사진=현대백화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의 지중해 콘셉트의 야외 조경 공간 '빅팟 가든' 모습. / 사진=현대백화점

같은 달 현대아울렛 김포점에서는 지중해 콘셉트 ‘빅팟 가든’이 열렸다. 프랑스 마르세유 광장을 모티브로 한 빅팟 가운데에는 느티나무·청단풍나무 등 1.2~1.6m 높이의 대형 화분 30여 개로가 놓여져있다. 대형 화분의 주변은 유럽의 고급 정원수로 손꼽히는 ‘에메랄드 그린’으로 꾸며졌다. 파라솔과 테이블도 마련해 쇼핑객이 앉아서 쉴 수 있는 휴게 공간도 늘렸다.

백화점의 변신은 경쟁사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다양한 이색 공간으로 쇼핑객을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 김포점에는 지난달 ‘어벤져스 스테이션’이 생겼다. 내년 1월까지 열리는 어벤져스 스테이션은 2190㎡(663평) 규모의 초대형 전시다. 쇼핑객이 어벤져스 스테이션 요원이 되는 체험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대전점 9층에는 ‘소담원’ 공원이 들어섰다. 소담원에서는 대나무와 물고기, 이끼, 화산석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2017년 서울양평점 문을 열며 ‘도심의 숲’이라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했다. 1층에 ‘어반 포레스트’라는 이름의 공원을 마련해 쇼핑객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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