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 해제 공시···“인수 강행하기에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 커”
계약 파기 책임 놓고 225억원 상당의 인수대금 관련 소송전 예상
자력회복 불가능한 이스타항공은 파산 수순 전망···1600여명 근로자 실직 위기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대기중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 제주항공은 전날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 절차에 돌입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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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다. 양사는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소송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오전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측에 15일까지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못할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체불임금 등 1700억원 상당의 미지급금 해소 등 계약 선결 조건 이행을 요구했다. 하지만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은 미지급금을 해결할 능력이 없었으며, 결국 기간내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못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주식매매계약서 상 선행 조건을 모두 완료했으며, 미지급금 해소는 계약서상 의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결국 양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인수계약 파기에 대한 책임 공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관건은 앞서 제주항공이 지급한 225억 상당의 인수대금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계약금 115억원 및 대여금 100억원 등 총 225억원을 선지급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선행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다고 주장하며 선지급금을 반환하기 위해 소송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도 인수 파기에 대한 책임이 없다며 법률적 검토를 법무법인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되면서 자력회복이 불가능한 이스타항공은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부채금 탓에 구조조정이 단행되더라도 회생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이 파산할 경우 국토교통부는 이스타항공에 배분했던 운수권과 공항 슬롯을 회수하고 기존 항공사에 재분배한다. 또 이스타항공에 근무 중인 1600여명의 근로자들도 실직 위기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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