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양양~부산 부정기편 23일까지 결항 조치···부정기편 운항 도중 허가 내주지 않는 것은 이례적
업계 “이스타항공과의 딜 무산되려고 하자 정부 측 압박 카드용”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제주항공이 운항 중인 양양~김해(부산) 부정기편 노선이 취소될 전망이다. 당초 제주항공은 지난 17일부터 내달 23일까지 해당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었으나, 국토교통부로부터 추가 운항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무산시키려고 하자, 정부 측에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제주항공은 양양~김해 노선을 21~23일 결항한다고 밝혔다. 24일 이후부터는 아직까지 운항 계획이 없다. 지난 19일에는 22일까지만 결항조치한다고 했으나, 다음날에 결항 날짜가 하루 더 늘어난 것이다.

/ 사진=제주항공 홈페이지
제주항공은 홈페이지에 양양~부산 부정기편 노선을 23일 결항조치 한다고 밝혔다. / 사진=제주항공 홈페이지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로부터 양양~김해 노선 운항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해당 노선의 운항 허가 결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앞서 제주항공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7월 17일부터 8월 23일까지 양양~김해 부정기편을 주 7회 운항하기로 했다. 운항스케줄은 김해국제공항에서 오전 10시35분에 출발해 양양국제공항에 11시45분에 도착하고, 오후 3시20분에 출발해 오후 4시35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업계에선 이번 국토부 조치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부정기편 운항 도중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기편도 아닌 부정기편 운항인데다 슬롯이 부족한 것도 아닐 텐데 운항 허가를 미루고 있는 점은 의아하다”며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되려고 하자 정부 측에서 선제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김해공항을 이용한 항공편은 3914편으로 전년 대비 59.1% 감소했다. 공항슬롯(특정 시간대 공항을 이용할 권리)이 부족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같은 기간 양양공항 항공편의 경우 183편으로 전년 대비 7배 가까이 늘었으나, 기존 항공편이 워낙 적었던 탓에 현재도 슬롯 여유는 충분한 상황이다.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가 많은 것도 아니다.

현재 해당 노선은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만 운항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6월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양양~김해 노선에 취항했으며, 매일 3회 운항 중이다. 결국 이번 운항 허가 사태는 정부가 제주항공을 압박하는 카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은 국토부에서 신호를 준 것에 불과하다”며 “이번에 운항허가가 나더라도 앞으로도 노선 취항, 운수권 배정 등에서 사사건건 방해를 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항공이 항공산업을 계속 해나갈려면 결국 국토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압박 강도는 더 강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이스타홀딩스가 주식 매매계약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중재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며 판단을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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