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지난해 최대 매출···CEC판다는 코로나19 여파로 매각설
삼성·LG디스플레이, 탈LCD 속도에 인력 '빼가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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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를 중심으로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양산 공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갈렸다. 선두 업체인 BOE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올린 가운데 8위 업체인 CEC판다는 경영난이 겹쳐 최근 매각설까지 대두됐다. 특히 올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부진 여파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중국 패널 제조사 BOE는 지난해 매출 1160억6000만위안(1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는 2018년 매출액(971억위안, 16조7000억원) 대비 19.5% 증가한 실적으로, 이 회사의 연간 매출 기록 중 최대 규모다. BOE의 매출 실적은 수익성과 무관하게 고성장세다. 2017년 매출 938억위안(16조1000억원)에서 2018년 매출액은 971억위안(16조7000억원)으로 3.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10.5세대 신공장 가동을 시작한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연간 20% 수준으로 뛰었다. 

업계선 BOE의 매출 성장을 예정된 수순이라고 본다. 이 회사는 중국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사업 수익성을 개선하는 대신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손익에 포함된 정부 보조금은 26억4000만위안(4500억원 규모)으로 최근 3년 중 최대치다. 이에 힘입어 BOE는 지난해 우한 10.5세대 LCD 신공장과 면양 플렉시블 OLED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충칭 6세대 플렉시블 OLED 생산 라인 증설을 시작했다. 투입되는 유리원장이 클수록 대형 디스플레이 양산전에 유리한 구조다.

올해 BOE는 외형 성장을 넘어 중소형 OLED 사업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BOE의 실적 중 손익에 포함된 정부 보조금은 11억4500만위안(1972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에 BOE의 올 1분기 매출은 258억8000만위안(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업계선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가동 차질과 수요 타격이 발생한 가운데 사업 몸집을 사수한 것으로 풀이한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패널 업계 8위인 CEC판다는 경영난이 심화했다. 중국 IT 매체 중화예징망에 따르면 중국 난징시 세무당국은 난징 CEC판다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시작할 전망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CEC판다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나 급감했다. 여기에 신기술 개발을 위한 R&D 지출이 1년 전보다 30%나 늘면서 자금유동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에 난징시는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기업을 대상으로 감세조치와 함께 맞춤형 우대 정책을 마련 중이다. CEC판다의 주요 매수 후보로 BOE와 CSOT 등 대기업이 거론된다. CEC판다는 옥사이드 트랜지스터(TFT) 기술을 확보한 업체로, 인수할 경우 OLED 디스플레이 기술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양극화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경기 침체와 스마트폰, TV 등에 채용되는 LCD 패널 수요에 크게 줄면서 하위 업체들을 중심으로 경영난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LCD 판가 하락에 이어 기업 경영난까지 겹쳐 업종 자체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연내 LCD 증설 투자가 예정된 중국 업계가 있어 중장기적으로 LCD 사업에서 수익성은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대형 OLED 물량이 늘어날 경우 LCD 시장에서 가격 하락 압박이 점차 커질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LCD 시황이 크게 악화하면서 기업 실적을 넘어 경영 차원까지 위협을 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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