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형 ‘e’ 모델 사라지고 초프리미엄 ‘울트라’ 생겨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삼성전자가 새 갤럭시S 시리즈 출고가를 크게 올렸다. 실속형 모델은 사라졌고 프로등급 카메라 모델을 추가해 가격 차이가 더 커졌다. 대신 보급형 시장을 겨냥해 일부 국가에서 플래그십 ‘라이트’ 버전을 추가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플래그십 판매 수량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언팩 행사에서 공개한 갤럭시S20 시리즈는 전작인 갤럭시 S10 시리즈에 비해 가격이 최소 30만원, 최대 44만원 올랐다.

S20 시리즈 가격은 124만8500~159만5000원이다. S10 시리즈 가격은 89만9800원~139만7000원이었다. 실속형 모델을 없애는 대신 프로 등급 카메라를 가진 모델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전작과 가격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번 S20 시리즈 세 모델 모두 5G를 지원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전작과 비교해 가격이 껑충 뛰었다. 100만원대 이하 가격대 모델도 사라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S10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실속형 제품인 ‘e’ 모델을 내놨지만 출시 1년만에 S20 시리즈에서 제외했다. 갤럭시Se 출고가는 89만9800원으로 프리미엄과 보급형 시장 사이의 중고가 시장을 겨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갤럭시 S10 공개 직후 브리핑을 갖고 ‘e’ 모델에 대해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갤럭시 S10의 목표”라며 “작은 스마트폰을 원하는 요구를 반영해서 갤럭시 S10e 라인업을 하나 더 늘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중고가형 S10e 대신 S20에 ‘울트라’ 모델을 추가해 초고가 전략을 펼친다. 1억800만 화소라는 고사양을 후면 카메라를 갖춘 대신 가격은 15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통신업계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 나올 삼성전자 갤럭시 최고급 모델은 200만원 안팎에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초고가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갤럭시폴드 출고가는 239만8000원이었지만 초도 물량은 출시 직후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삼성전자는 S20 울트라 모델을 기술 엘리트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프로 등급 카메라를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초고가 모델과 함께 일부 지역에서 뒤늦게 중고가 모델의 플래그십 제품 라이트를 출시해 물량도 함께 잡겠다는 전략이다.

갤럭시S10라이트와 갤럭시노트10라이트로 현재 인도, 대만, 유럽 일부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플래그십 이름과 프리미엄급 제품의 핵심 기능은 유지하면서 가격은 낮다. 플래그십 소비자 중 주머니가 가벼운 수요를 공략했다. 독일 출고가 기준 갤럭시노트10라이트는 599유로(76만7000원), 갤럭시S10라이트는 649유로(83만1000원)다.

갤럭시 S라인과 갤럭시노트 라인에서 동시에 보급형 단말기가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갤럭시S 시리즈는 지난 2016년 갤럭시S7이 4000만대 판매고를 올린 후 판매량이 줄었다. 삼성전자가 판매 수량에 민감한 이유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압박해 오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고가 전략, 보급형 단말기 전략을 새롭게 수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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