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분위기 '긍정 평가'…리니지2M 등 막강한 경쟁작들이 변수

V4 쇼케이스 모습. / 사진=넥슨
V4 쇼케이스 모습. / 사진=넥슨

넥슨이 오는 11월 신작 모바일게임 ‘V4’를 출시한다. 넥슨은 최근 들어 연이어 신작 흥행해 참패했다. 상반기에 출시한 ‘트라하’도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 신작 실패에 내부적으로도 신규 프로젝트들을 정리하고 인원 재배치에 나서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넥슨으로서는 이번 V4의 성공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리니지2M’, ‘달빛조각사’ 등 쟁쟁한 경쟁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V4의 앞날이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패로 끝난 넥슨의 ‘다양성’ 실험

넥슨은 국내 1위 게임사다. 올 상반기 1조5852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경쟁사인 넷마블 상반기 매출 1조38억원, 엔씨소프트의 상반기 매출 7695억원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치다.

그러나 넥슨의 최근 상황에 대해 게임업계는 ‘위기’라고 평가한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게임들이 많은 매출을 올려주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이렇다 할 흥행 신작을 선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넥슨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최근까지만 해도 ‘다양성’이었다. 넥슨은 다른 국내 게임사와 달리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였다. 해당 게임들의 경우 기존 흥행 공식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열린 신임 경영진 미디어토크에서 “넥슨의 철학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다양성”이라며, 넥슨만의 문화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야생의땅:듀랑고’가 대표적이다. 듀랑고는 넥슨이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이다. 현재 국내 대다수의 게임은 ‘검’ ‘마법’으로 대표되는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반면 듀랑고는 현대인으로 등장하는 플레이어가 알 수 없는 사고로 공룡 세계에 떨어지게 되면서 게임이 시작된다. 문명의 지식이 있는 플레이어들이 맨 주먹으로 시작해 야생의 땅을 개척해 나가는 독특한 세계를 다루고 있다. 듀랑고 이후에도 넥슨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문제는 이런 넥슨의 다양성 실험들이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듀랑고는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으며, 이후 출시된 신작들 역시 대부분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넥슨은 올 상반기에도 ‘스피릿위시’ ‘고질라 디펜스 포스’ ‘런닝맨 히어로즈’ ‘린: 더 라이트브링어’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트라하’ 등 다수의 모바일 신작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 중 트라하 정도만 ‘중박’을 기록했을 뿐 다른 신작들은 초반 반짝 흥행에 그치고 말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 / 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처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 / 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처

◇V4, 넥슨 구원투수 될까

V4는 모바일게임 ‘히트’와 ‘오버히트’를 만든 넷게임즈의 최신작이다. 전작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전례를 가지고 있기에, 이번 V4에 넥슨이 거는 기대 또한 크다. 최근 ‘페리아 연대기’를 비롯해 신규 개발 프로젝트들을 정리 중인 넥슨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과거 다수의 모바일게임을 비슷한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출시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넥슨이 공개한 V4 게임 영상은 공개 후 5일 만에 조회수 1000만회를 넘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 V4 공식 카페 가입자수 역시 10만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그러나 V4의 앞날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문제는 외부에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게임 ‘달빛조각사’가 오는 10일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역시 11월쯤 출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두 게임 모두 인기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V4보다 인지도 측면에서 앞서고 있다.

넥슨의 뒷심이 부족하다는 점도 V4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앞선 넥슨의 신규 게임 출시 패턴을 살펴보면, 출시 직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유저들을 빠르게 게임으로 끌어들이며 초반 흥행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다. 그러나 이후 마케팅이 줄어들면서 게임 순위 역시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올 상반기에 출시한 트라하 역시 영화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토르’ 역을 맡은 영화배우 크리스 햄스워스를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 출시 초반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난 지금 트라하의 매출 순위는 5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현재 업계에서는 V4의 초반 흥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니지2M이 출시된 이후부터는 V4의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우리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특히 그동안의 전례를 봤을 때, 이번에도 뒷심이 부족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앞선 넥슨의 신작 게임 대부분은 출시 초반 매출 순위 10위권에 안착했다. 그러나 4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10위권 안에 넥슨의 모바일게임은 전무한 상황이다. 반면 엔씨는 ‘리니지M’으로 매출 1위를,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매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넥슨이 내부적으로 신규 프로젝트 정리에 나서면서, 과거와 같이 여러 개의 신규 게임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는 현상은 4분기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점은 V4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출시된 게임들처럼 지속적인 관리와 마케팅을 펼치지 않는다면 V4 역시 초반 반짝 흥행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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