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과 식물원 결합 형태···기대심리는 있지만 지역 상권·부동산은 차분

서울식물원 온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식물원 온실 전경 / 사진=서울시

서울 마곡지구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이 6개월 간의 임시개방 기간을 마치고 1일 정식 개원한다. 지난 2013년 8월 조성계획을 발표한 지 5년 9개월여 만으로 서울식물원 개원이 마곡지구를 비롯한 강서구 일대 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을 모은다.

축구장 70개 규모···세계 12개국 식물 전시

서울식물원은 공원과 식물원이 결합된 이른바 ‘보타닉공원’의 형태를 띄고 있다. 면적은 총 50만4000㎡로 축구장(7140㎡) 70개 크기다. 이 중 식물원 면적은 10만6000㎡이다.

서울식물원은 공원 구간인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과 식물원 구간인 주제원으로 구성돼 있다. 주제원은 유료(09:30~18:00)로, 공원 구간은 연중 무료(24시간)로 운영된다.

주제원에는 세계 12개 도시 식물이 전시된 온실과 한국 자생식물이 식재된 야외 주제정원이 있다.

온실에는 벵갈고무나무, 인도보리수, 폭탄수, 자바자두나무, 바오바브나무 등 우리나라에서 보기 쉽지 않은 식물 500여 종이 전시돼 있다. 아마존에서 최초 발견된 빅토리아수련, 호주 퀸즐랜드에 자생하는 호주물병나무, 스페인에서 들여온 올리브나무 등도 있다.

주제정원에는 제주도에만 자생하는 솔비나무, 윤노리나무와 돌배나무, 솔송나무, 귀룽나무, 야광나무 등 우리나라 대표 자생수종 위주로 식재됐다.

서울식물원은 시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식물교육 전용공간인 ‘숲문화학교’, ‘어린이정원학교’, 씨앗을 빌려주는 ‘씨앗도서관’, 식물 관련 책 8000권을 보유한 ‘식물전문도서관’, 식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원지원실(식물연구소) 등을 운영, 시민들에게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식물원이 개원하면서 인근 지역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식물원과 인근 궁산, 한강을 생태축으로 연결하고 마곡문화관, 양천향교 등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역사적 흔적과 경관을 재현해 나갈 계획이다. 2028년 서남물재생센터가 지하화 되면 공원 구간이 확대되고, 보유 식물이 8000종 이상으로 늘어나면 식물 및 생태환경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어 세계적인 명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온실 지중해관 내부. / 사진=서울시
온실 지중해관 내부 / 사진=서울시

“주변 지역, 기대심리 있지만 부동산 시장 차분”

시작은 좋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1일 서울식물원이 임시개방한 뒤 지난 28일까지 200일간 약 250만명이 방문했다. 임시개방이후 서울식물원 주변은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다만, 시범 운영 기간 무료입장이 가능해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찾았지만 요금을 받는 정식 개장 이후에도 이같은 방문객 규모를 유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서울식물원 정식 개원을 환영하고 있다. 서울식물원 인근에 거주하는 A씨는 “그간 식물원 주변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이제 제대로 된 식물원을 연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며 “요새 미세먼지 문제도 심각한데 식물원이 개장되면 아무래도 주거환경이 좋아지는 것 아니냐.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지역 상권이나 부동산 시장은 아직 잠잠한 분위기다. 임시개장 초창기 식물원을 방문하는 관람객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다.

마곡나루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식물원 임시 개장이후 주택이나 상가 가격에 큰 변화는 없다. 경기가 워낙에 안좋다”고 말했다. 시세에 대해서는 “아파트 시세는 대략 59㎡ 기준 9억원, 84㎡은 12~13억대인데 거래가 거의 없다보니 시세가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상가의 경우도 점포가 먼저 조성되고 기업체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임차 수요나 매수세가 활발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식물원은 다음달 11일 오후 2시 서울식물원 ‘열린숲’ 진입광장에서 개원 행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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