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수첩] 제약업계, 오너 후손 30대 사장·부회장은 자제하자
  • 이상구 의약전문기자(lsk239@sisajournal-e.com)
  • 승인 2019.03.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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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회사 오너 지배력 높아 고위 직급 급하지 않아···내실 있는 제약사 경영이 중요

“선배 아까 리베이트 제약사는 어디에요?” “A제약사야” “그럼 38세 대표이사는 누구에요?” “……”

지난 1월 28일 본지에 게재된 기자수첩 ‘제약업종만 접대비 증빙자료 첨부하라?’를 읽고 몇몇분이 전화를 걸어왔다. 대부분 내용은 제약업종에 대한 업계 외부 시각이 현실과 거리 있고 편향적이라는 것이었다. 

당시 기자수첩 골자는 접대비 증빙자료 첨부와 불법 리베이트를 수령한 의·약사에게 소득세 부과를 다른 업종에는 적용치 않고 제약업종에만 한정하겠다는 감사원 정책 방향은 너무하다는 것이었다. 기자에게 걸려온 전화는 제약업종 종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제약업종에는 전혀 문제점이 없는 것일까? 이에 향후 기자수첩 란을 통해 업계의 전반적 문제점을 총괄적으로 다루려고 한다. 조금만 차근차근 생각해보고 신경 쓰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도입 부분에 다룬 것은 지난해 10월 기자 본인과 경찰을 출입하는 후배 기자의 대화였다. 당시 모 경찰서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기자가 넘겨 받아 작성했고, 후배는 실명이 궁금하니 던진 질문이었다. 하지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38세 대표이사를 묻는 질문에는 기자도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30대 후반의 젊은이가 제약사 대표를 맡고 있느냐는 질문의 뉘앙스를 일부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답변이 궁색한 상황이었다. 한창 혈기가 끓는 30대 중반에 들어서는 젊은 후배에게 38세 대표를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한 가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제약사 오너가 2세에게, 그리고 2세가 3세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은 비판 받을 일이 절대 아니다. 삼성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다 그렇게 한다. 기업을 창업해 일으켜 세운 창업주 입장에서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시장경제체제를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이 아니라 국가 경영권도 3대 세습하는 북한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제는 오너의 후손이라는 사유로 30대에 대표이사 사장이나 부회장 직급을 주는 것은 재고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해당 제약사는 오너 집안의 회사이며, 그들이 경영권을 갖고 있다. 그런데 굳이 젊은 나이에 사장이나 부회장을 맡으면 혹시라도 권위의식과 갑질을 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흔히 ‘부’ 자를 떼고 직급을 부르는 경향이 많다. 30대에 회장으로 불리는 경우도 예상되는데 우리가 흔히 일컫는 ‘사장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제약사 오너가 자제를 언제 어떻게 회사에 입사시켜 물려주는 지는 관심도 없고 그들의 자유다. 기자가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도 없다. 하지만 성질 급한 한국인 특성을 굳이 오너 자제에게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물려주는데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보다는 내실 있고 우수한 제약사 즉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높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기자 생각이다. 대표이사나 사장 직급을 달지 않고 있어도 대부분 제약사 직원들은 오너 가족이 누구인지 알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수익성이 높은 제약사를 만들어 연말 성과급을 다른 회사보다 많이 주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상황이 되면 아마도 직원들이 우리 오너를 대표이사로 추대해야 한다고 나서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다. 다음 달 기자수첩에서는 제약사의 전반적 조직에 대한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산업부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lsk239@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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