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다음달 7일 중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 예정

손태승 우리은행장. /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이 다음 달 7일 중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을 인가받을 것으로 보이면서 금융권 관심이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지주사 회장 겸임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업계와 우리은행 내부에선 손 행장의 회장 겸직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이사회는 지난 1일 회의를 진행하고 손 행장의 지주사 회장 겸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사외이사들은 손 행장의 겸직에 호의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인 틀은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사안이고 아직 이사회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10월 1일에 이사회가 모여 손 행장의 회장 겸직 여부를 논의할 때 (손 행장의 회장) 겸직에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물론 분리 의견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내부 고위 관계자도 “은행 내부 분위기는 손 행장의 회장 겸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라며 “지주사 전환 이후 안정기에 접어들기 전부터 외부 인사 회장이 영입되면 낙하산 논란이 일어날 수 있어 이를 피해야 한다. 특히 손 행장은 내부 출신 행장이라는 점 때문에 직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이 점도 회장 겸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임원을 선임하려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야한다. 하지만 새로 출범하는 금융지주사의 첫 회장은 은행 이사회 의결로 임명해야 한다. 그런 만큼 우리은행 이사회의 결정이 중요한 상황이다. 특히 임추위에는 우리은행 지분 18.43%를 가진 예금보험공사가 빠져있어 정부의 입김 없이 6명이 이사들의 결정에 따라 손 행장의 지주 회장 겸직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우리은행 노동조합 역시 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은행의 역할이 크다며 손 행장의 회장 겸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외부 인사가 왔을 경우 지주사 전환 초기부터 낙하신 인사 등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도 손 행장의 회장 겸직을 옹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손 행장의 회장 겸직 여부를 높게 점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외부 회장이 올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리은행 직원들의 목소리가 회장 겸직 쪽에 더 크다면 금융당국도 쉽게 무시하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KB금융지주에서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한 사례가 있고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회장의 행장 겸직 여부가 금융지배구조를 약화시킨다는 논의가 있어 왔다. 그만큼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이후 회장-은행장 분리 의견이 형성될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상황이다”라며 “다만 경영 안정을 위해서는 회장-은행장 겸직 외에 다른 의견이 나오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