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이마트24 매장서 노브랜드 제품 점진 축소… 점주 “이마트24 특색 사라질까 우려”

신세계 편의점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제품이 차차 사라진다. 이마트 PB(자체브랜드) 노브랜드 직영 전문점과 이마트24 근접 출점 논란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상품 중복률 축소’ 입장을 밝힌 데 대한 후속 조치다. 

 

다만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인 이마트24가 다른 편의점과의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웠던 노브랜드 제품이 빠지는 데 대해 가맹점주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마트24는 매장 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노브랜드 제품을 올해 안으로 점차 축소해 나갈 방침이다. 이마트24는 기존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리브랜딩할 당시, 매장에 ‘노브랜드 존(Zone)’을 만들어 해당 제품을 판매해왔다. 이마트가 갖고 있는 경쟁력 있는 PB 상품을 편의점에 그대로 활용한 것이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만 판매되는 PB 제품을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이마트24가 가진 강점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이마트24-노브랜드 전문점 간 근접 출점 논란이 일었다. 이마트24에서도 노브랜드 상품을 파는 탓에 가까운 거리의 두 매장 간 판매 상품군이 겹쳐 매출을 서로 갉아먹는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에서 “상품 중복 문제는 연말까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상품 중복률이 1% 미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마트24만의 특징이었던 노브랜드 제품이 사라지는 데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CU나 GS25, 세븐일레븐 등 업계 1·2·3위 편의점에 비해 뒤늦게 편의점 시장에 뛰어든 이마트24는 초반 차별화 전략으로 노브랜드 존에 공 들이는 모양새였다. CU의 헤이루나 GS25의 유어스와 같이 노브랜드, 피코크는 이마트와 이마트24에서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맹점주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노브랜드 제품이 빠진 뒤 다른 편의점에서도 똑같이 파는 일반 공산품만 판매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 수원에서 이마트24를 운영하는 A씨는 “초반 인지도 쌓기 위해서 점주들이 노브랜드 제품을 내세워서 장사를 시작했다. PB 제품의 특성상 마진이 낮아도 일단 이마트24를 알려야 하니까 팔았다”면서 “현재 나오고 있는 PL(Private Label)​ 제품만으로는 부족하다. 확실한 대체상품 없이 노브랜드를 쳐버리고 다른 데서도 다 파는 공산품만 팔면 이도 저도 아닌 편의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커피면 커피, 과자면 과자 대표 상품들 대다수에 노브랜드 제품이 포진되어 있다. 이상적으로는 PB를 강화하고 마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현재 이 둘 다 안 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 B씨 역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하나가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면서 “당장 상품을 사지 않더라도 노브랜드 존에 관심을 갖는 고객이 많은데 제품들이 빠져버리고 나면 아무래도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24는 전체 매장에서 차지하는 노브랜드 제품의 비중이 낮아 큰 타격은 없을 거라는 입장이다. 후속 조치로 노브랜드와 같은 이마트24만의 PL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제품 비중이 3% 수준이다. 노브랜드 제품이 빠지면서 일시적으로 매출이 감소할 순 있지만 소비자 층과 구매 품목이 갈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마트24만의 단독 PL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일본, 유럽 등 해외 직소싱 상품들도 적극적으로 들여와 노브랜드 제품의 빈 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 코엑스점 /사진=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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