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격상 공감…“수출 다변화”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23일 오전(현지시간) 하노이 주석궁 회담장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베트남 정상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격상하고 2020년까지 교역 규모를 10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합의했다. 이는 수출 다변화를 위한 신남방정책의 일환이다. 한국은 최근 미국의 통상 압박과 미·중 무역 갈등으로 수출 리스크가 커졌다.

23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수교 25주년을 맞아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지난 25년간 양국 관계의 발전성과를 계승하고 호혜적이고 적극적이며 창의적인 협력관계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공감했다”며 “각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확대 심화시켜 한·베트남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격상시키고 보다 더 풍부하게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양국 교역액을 1000억 달러로 늘리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국은 ‘교역 1000억불 달성 액션플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여기에는 양국 무역규제 관련 행정적 지원, 한-베트남 FTA 이행 관련 베트남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양국 공동선언은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 일환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APEC(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 정상회의에서 신남방정책을 표명하며 2020년까지 아세안과 교역액을 20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목표액의 절반이 베트남과의 교역 확대 목표액이다. 그만큼 베트남과의 교역이 중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번 양국의 교역 증진 협력 합의는 신남방정책의 일환이다. 수출선을 다변화 하겠다는 정부 계획과 연결 된다”며 “한국은 기존에 미국과 중국에 수출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리스크가 커지면서 신남방정책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문 수석연구원은 “기존에는 베트남 대상 수출에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기계류, 디스플레이, 반도체 수출이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해외생산 현지화로 이 품목들의 수출 증가세 둔화가 예상 된다”며 “그러나 베트남에는 한류 영향이 크고 젊은 층이 많다. 옷, 신발, 가공식품, 의료 기계 등의 수출 증가가 예상 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양국은 소재부품산업협력 MOU, 교통 및 인프라 협력 MOU, 건설 및 도시개발 협력 MOU, 4차 산업혁명 대응협력 MOU, 한·베트남 고용허가제 MOU 등을 체결했다.

소재부품산업협력 MOU에는 기술이전 지원 센터 설립 협력, 글로벌 공급체인 협력 강화, 전문인력 양성, 베트남 관련 기관과의 협력사업 발굴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교통 및 인프라 협력 MOU는 교통 인프라 ·기술 관련 공동 사업 발굴, 양국 간 도로 및 인프라 협력위원회 설치, 기술지원·인적교류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건설 및 도시개발 협력 MOU에는 건설 및 도시개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 내용을 포함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협력 MOU에는 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야의 교류 협력 강화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외교장관 간 연례 회동도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 국방부 간 ‘국방협력에 관한 공동 비전 성명’도 조기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서 신남방정책 구상을 밝혔다. 신남방정책은 동아시아 국가와 경제, 외교, 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신북방정책과 함께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주요 축을 이루고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과 교역 확대를 위해 사람 중심 교역, 공동번영, 평화적 번영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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