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승인 지연탓 빨라야 12월 5일에나 개통

선전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 허용을 의미하는 선강퉁(深港通)이 시행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강퉁은 현지 언론을 통해 다음주 시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현지에서는 준비작업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나 중국 당국의 최종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홍콩 증권거래소 / 사진=뉴스1

 

선전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 허용을 의미하는 선강퉁(深港通) 시행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선강퉁은 일부 언론을 통해 다음주 시행 가능성이 알려지며 기대가 커지고 있었다.

 

18일 홍콩 현지 언론은 홍콩 증권 당국은 선강퉁의 다음주 시행 가능성이 낮으며 빨라야 12월 5일께 개통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준비작업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나 중국 당국의 최종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의 위안화 절하도 선강퉁 시행이 늦어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6.8796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4일 이후 11일 동안 위안화는 약 1.9% 절하됐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외국인 자금유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선강퉁 시행이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줄어들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선강퉁은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간 교차매매를 의미하는 후강퉁(沪港通)에 이어 선전 증시 상장 종목도 투자할 수 있어 중국 증시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선강퉁 시행으로 국내의 중국 투자자들은 새로운 성장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이미 시행된 후강퉁에 국유기업과 대기업 등 안전주가 다수 포진해 있다면 선전 증시에서는 민영기업과 중소기업 위주의 기술주가 거래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선전증시 시가총액은 총 3500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시장 규모로는 코스피의 3배 시장이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강퉁은 중국 증시에 정책 호재로 단기적으로 홍콩증시에 긍정적"이라며 "홍콩의 저가 매력도가 부각되고 홍콩 주식시장에 중국 자본 비중이 늘어나면서 영향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강퉁 시행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우선 선전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종목들이 이미 상당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받고 있다. 선전 증시 상장 종목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43배 수준으로 코스피의 13배에 비해 훨씬 높은 상태다. 그만큼 고평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위안화 평가절하도 우려 요인이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국 위안화가 떨어진 상태라면 향후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 후에도 지속해서 약세를 보인다면 환차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최근 위안화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 현지에서는 내년까지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 가치 하락이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미국 달러 강세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선강퉁 기대감이 높지만 중국 경기하강과 선전 증시의 고평가, 위안화 평가 절하 지속 등으로 인해 선강퉁 시행후 랠리가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선강퉁 시행후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투자보다는 유망 종목을 선별하는 액티브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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