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동맹 가입이 긍정적 영향끼쳐...향후 용선료 협상 ‘올인’

한진해운은 1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사채권자집회에서 제78회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만기를 4개월 연장하는데 성공했다. / 사진=박성의 기자

 

법정관리 기로에 선 한진해운이 사채권자집회에서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 만기 연장에 성공하며 경영정상화 큰 고비를 넘겼다.

한진해운은 1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사채권자집회에서 제78회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만기를 4개월 연장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 측은 "집회에서 조기상환일을 5월 23일에서 9월 23일로 변경하고, 사채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한진해운의 자기주식으로 사채원리금을 상환 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BW란 발행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다. 회사채 형식으로 발행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청구할 수 있다.

집회 전 한진해운 BW사채 발행원금 총 3000억원 중 미상환 잔액은 원금 기준 약 358억원 정도였다.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잔액 358억원 중 약 120여억원을 보유한 투자자들로부터 만기 연장 동의를 얻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채권자 집회에서 만기 연장안이 통과되려면 전체 미상환 잔액을 들고 있는 투자자의 3분의 1이 출석해 그 중 3분의 2가 안건에 찬성해야 한다.

이날 사채권자 집회에 참여한 한 투자자는 “집회 분위기는 비교적 좋았다. 고성이 오가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사측에서는 집회 내내 거듭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기채 연장안 가결을 두고 한진해운이 지난 13일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한 영향이 컸다고 말한다.

현대상선은 디 얼라이언스 가입이 불발된 반면 한진해운의 동맹 참여가 확정되며, 투자자 여론에 긍정적 기류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사채권자 집회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는 한 투자자는 “해운동맹 가입 영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며 “다만 사측에서 용선료 협상에 대한 계획 등은 밝히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해운은 용선료 인하를 목표로 자문 로펌인 영국계 프레시필즈가 포함한 팀을 꾸리고 지난 10일부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시스팬(Seaspan) 등 해운사들이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 요청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혀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김현석 한진해운 재무본부장(전무)은 “한진해운을 믿고, 고통 분담에 동참해 주신 채권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 조기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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