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스타트업만 취업지원 봇물…대다수 스타트업은 인력난에 허덕여

/ 사진=셔터스톡

올해 스타트업 채용 건수가 대폭 증가하면서 지원자들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지만 대다수 스타트업은 여전히 구인난을 겪고 있다. 전체 스타트업 채용은 늘어나도 지원자는 유명 스타트업에 몰리는 탓에 스타트업 구인난은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 채용은 올해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400명 신규채용 계획을 밝혔다. 야놀자는 R&D 추가 인력을 포함해 총 300명 이상을 증원할 계획이다. 숙박 어플리케이션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도 올해 200여명 채용 공고를 내며 대규모 공채를 실시했다.

 

유명 스타트업들은 신규 채용을 위해 복지도 강화했다. 우아한 형제들, 여기어때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야놀자는 부서별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사내 피트니스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구직자들도 유명 스타트업에 몰리는 추세다. 국내 최대 취업 커뮤니티에는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등 스타트업 지원용 자기소개서를 검토해달라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유명 스타트업 취업을 위한 면접스터디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아직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대다수 스타트업은 여전히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인재를 구하지 못해 채용을 늘렸지만, 지원자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 설립 4년째인 한 스타트업은 올해 두 가지 분야에서 10명 이상씩, 20명 이상을 채용하겠다고 공고를 냈다. 설립 이래 최대 채용이었으나 지원자는 16명에 불과했다.

 

설립 3년째인 한 스타트업 역시 서류 접수 마감일이 임박했지만 단 한 명의 지원자도 나타나지 않아 우려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 관계자는 사원수가 많지 않은 스타트업이지만 지난해 성과가 괜찮은 편이라, 이번엔 정규직 공고를 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공고를 낸 지 3주가 넘었는데 지원자가 없어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구직자들은 알려지지 않은 스타트업에 취직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원하지 않는 이유로는 유명 스타트업에 비해 부족한 복지 수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았다.

 

취업준비생 이아무개(28)씨는 요즘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서, 취준생들 사이에서도 스타트업 지원한다는 친구들이 많다. 하지만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많이 받은 우량 스타트업에만 국한된 얘기라고 생각한다투자도 많이 받지 못한 소규모 스타트업은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구직자로서 지원하기엔 미래가 너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임아무개(26)씨는 유명 스타트업은 복지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다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스타트업에 다니는 친구가 지난 명절선물로 회사에서 아무 것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연장 근무도 잦다고 들었다. 복지 수준이나 근무 환경을 생각했을 때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나 민간단체에서는 스타트업 구인난에 대한 해결책을 구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산업진흥원은 스타트업 인재매칭 지원사업을 통해 구인난에 시달리는 스타트업과 구직을 희망하는 청년을 이어주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 일자리전략팀 관계자는 “‘스타트업 캠퍼스교육을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구직자의 이해를 높이고 스타트업에는 구인 기회를 제공한다. 시행 이래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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