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가격 경쟁력 상승에 하반기 수익성 개선 전망

13일 현대제철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발 현대·기아자동차 판매 부진에 기인한 자동차 강판 판매 감소는 어쩔 수 없다.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중국과 미국 내 현대·기아자동차의 급격한 판매 부진이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3분기에는 국내 건설경기 호조가 이를 상쇄할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중국 철강재 가격 상승에 내수 건재 시장 입지를 강화, 하반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4일 주요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2분기 실적은 3920억원으로 전년동기(4322억원) 대비 9.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현대·기아차의 중국 및 미국 내 판매 부진에 따른 강판 판매량 하락이 지목되고 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은 현지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를 몰아내고 있다. 한·중 정치 갈등은 현대·기아차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판매량은 37만7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가량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계속되는 판매 부진에 당초 세운 목표 치인 195만 대를 117만 대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7만 대는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한 179만 대보다 34%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을 주력 제품으로 현대·기아차에 판매한다. 이에 중국 내 현대·기아차 판매량 감소에 따른 수익성 축소가 불가피하다. 중국내 현대제철 스틸서비스센터(SCC)의 냉연강판 공급량 축소로 이어지면서 장기적으로 강판 부문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미국 내 현대·기아차 판매량 감소 추세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미국이 내세우는 보호무역주의에 국내 자동차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 시장 판매량은 약 64만 대로 지난해 대비 8.6% 줄었다.

 

이에 미국향 현대제철 자동차 강판 생산도 중장기적으로 감소해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현대제철 미국 수출 철강재 관세율도 13.84%에서 16.26%로 상향 조정돼 추가 손실을 입는다는 분석이다.

 

반면 현대제철의 중국과 미국발 실적 둔화를 국내 건설경기 호조가 일부 해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국내 건설 호조가 현대제철 주력 제품 중 하나인 건축 봉형강(철근·형강) 물량을 늘려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경기 호조와 중국산 수입재 가격 상승으로 현대제철은 견조한 봉형강 시황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체의 철근 가격 경쟁력은 중국산 철근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중국 당국이 내세우는 철강 공급과잉 해소 정책이 국내 철강 가격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생산량을 대폭 줄이면서 중국산 철강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철강 생산량을 5000만 톤 중 4200만 톤가량 줄였다.

 

국내 철강업계도 국내 업체들 간 가격 경쟁으로 철근 가격을 인하하는 등 가격 경쟁력 회복을 가속화하고 있다. 늘어나는 건설 자재 수요로 당진 철근 생산공장이 100% 가동하는 등 3분기 실적을 개선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발 사드보복에 의한 수익 감소는 어쩔 수 없다 현대제철은 다양한 철강 제품들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으므로 실적 개선에 있어서는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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