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규모·정규직전환 확대…“양질 일자리 창출이 중요”

유통업계가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비정규직 해소와 고용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체마다 앞다퉈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 비중이 얼마나 될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들이 채용 전형과 일자리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은 올 하반기 채용 규모에 대해 예년과 비슷하거나 늘릴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만3300명을 채용했다.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채용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유통계열사 5000명을 비롯한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 1만 명을 향후 3년간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채용 목표를 1만5000명 이상으로 잡았다. 신세계는 2015년에는 1만4000명, 지난해에는 1만5000명을 채용했다. 지난해 이상 수준으로 올해도 채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마트위드미는 우수 가맹경영주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정규직으로 선발된 경영주는 기존 점포는 계속 운영하면서 본사 직원과 동일한 처우를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신세계는 31일 신세계 계열사와 88개 협력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채용박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채용박람회 현장에 채용 정보와 상담은 물론 인사담당자가 바로 면접까지 진행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소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약 2500명을 채용했다. 올해에는 약 26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채용 규모 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지난 3월 1150여명을 채용하는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했지만 이중 400명은 2개월 단기 근무 인턴이었다. 식품, 관광 ․ 서비스, 유통, 석유화학, 건설 ․ 제조, 금융 분야 등 39개사가 정규직으로 채용한 신입 공채 750명이었다.

김동규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공동사무처장은 “대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여하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 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채용 규모를 늘리는 것 못지 않게 노동 시간, 조건, 근무 환경 등 양질의 일자리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소비감소로 인한 내수부진, 출점절벽, 사드보복 등 기업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기조에 따라 채용을 늘리기보다는 실제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10월 25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파트너사들의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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