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이탈 지속 가능성 …단기 충격 불가피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 사진=뉴스1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국내증시의 불확실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의 금리결정이 ‘머니 무브(Money Move. 자금이동)’를 촉발할 수 있어 시기 뿐 아니라 속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연준에서 금리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는 고용과 물가 지표가 조건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리인상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증시의 자본 유출도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10월 1314억원 순매수를 보였지만 11월에는 1조930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거침없는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1일까지 1조9662억원 순매도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국제유가 하락, 달러 강세 등 불안 요인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신흥국 통화 약세 전망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에서 금리를 올릴 경우, 국내증시의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상 우려는 이미 선반영되고 있지만 매물 소화 과정은 거쳐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박스권 상단에 위치한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달러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의 매도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지며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는 커지고 있어, 유동성 장세에서 펀더멘털 장세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현 IBK연구원은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일시적 반등 가능성도 엿보이지만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불확실성 해소보다 글로벌 저성장,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과 기업 부채 우려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또 다른 불확실성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주가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인 만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FOMC 회의 이후 코스피가 단기 저점에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번 주 연준에서 금리인상에 나선다 해도 인상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연준은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며 시장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비쳤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금리 정상화가 아닌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인상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23일 “첫 금리인상 후 금리 상승 속도는 비교적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FOMC 회의 이후 글로벌 펀드의 리밸런싱(편입 비중 재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 주 초반 사이 주가는 저점을 형성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주가 반등 시 정유, 화학, 보험 등 주가수익비율(PBR)이 상대적으로 낮고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업종, 제약∙바이오, 호텔∙레저 등 단기 낙폭 과대주에 대한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연준에서 내년까지 3~4차례에 걸쳐 0.75~1.00%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달 안에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오는 15~16일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현행 0~0.25%의 제로금리 수준를 유지해 왔지만 7년 만에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하장청 기자 jcha@sisa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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