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코덱스 200 선물 인버스 2X’···코스피200 선물지수 내린 만큼 수익률 2배 상승
기관·외인 순매수, 개인은 순매도
삼성자산운용은 주식 수 줄여 “상승 전망”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투자자들이 최근 코스피 지수 등락세 속에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두고 있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서로 다르게 거래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인버스 ETF는 기초자산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투자 수익이 확대되는 금융상품이다. 지난 일주일간 줄곧 거래량 상위권에 들었던 인버스 ETF 상품의 거래실적에서 혼란스러운 투자 심리가 엿보인단 관측이다.
25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코덱스(KODEX) 200 선물 인버스 2X’는 전날까지 6거래일간 코스피에서 일일 회전율 상위 5위권을 유지했다.
코덱스 200 선물 인버스 2X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코스피 상위 200개 종목(코스피 200)의 선물 지수 추이에 따라 가격이 좌우되는 상품이다. 선물 지수는 코스피 200의 미래 예상 가격으로 거래되는 파생상품(선물)의 가격을 종합한 지수다.
코스피200 선물 지수가 하락하면 해당 상품의 수익률이 2배 올라간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 선물 지수가 1% 하락시 상품 수익률은 2% 상승한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수익을 노려 해당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반대로 해당 상품을 매도(환매)하는 경향을 보이면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뜻이다.
◇ ‘블랙 프라이데이’ 21일엔 일일 회전율 코스피 1위
일일 회전율은 상장한 기업이나 금융상품의 총 주식 수 대비 일일 거래량의 비율을 뜻한다. 일일 회전율이 높을수록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얻고 거래가 활발히 이뤄져 유동성 높은 종목 또는 상품으로 평가된다.
코덱스 200 선물 인버스 2X의 일일 회전율은 최근 일주일 코스피 선물200 지수가 오르내리는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해당 기간 중 17일 상품의 일일 회전율은 42.39%로 코스피 4위를 기록했다. 같은 날 코스피 200 선물지수가 2834.82로 지난 일주일간 가장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상품의 매도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국내 증시 상승 전망이 확산됨에 따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식을 적극 매수하기도 했다.
21일엔 코덱스 200 선물 인버스 2X가 일일 회전율 48.80%를 기록해 코스피 1위까지 올랐다. 이날 증시 약세 전망에 따른 매도세가 이어짐에 따라 업계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란 표현까지 언급됐다. 코스피 200 선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1.66(4.36%)이나 하락한 2666.12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52만1000원), HD현대일렉트릭(75만1000원), 두산(85만5000원) 등 코스피 주요 종목들이 대다수 약세를 보여 선물 가격이 주춤했고, 인버스 ETF의 매수세도 가팔라진 것으로 해석된다.
◇ 인버스 ETF 팔릴 때 레버리지 ETF는 순매수
투자자들은 해당 ETF에 대해 엇갈린 투자 심리를 보였다. 투자자 서로 코스피 흐름을 다르게 전망한 결과로 분석된다. 기관,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6거래일간 해당 인버스 ETF를 873억원, 81억원씩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93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를 두고 기관, 외국인이 하락세를 예상하는데 비해 개인은 상승세를 기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해당 상품을 개발, 운용한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일주일간 코스피 상승세를 전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일주일간 상품 주식 수를 꾸준히 줄였기 때문이다.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의 상장 주식 수는 지난 17일에 1520만주 증가하고 나머지 5거래일 동안 누적 1억3870만주 감소했다. 상장 주식 총수는 17일 23억1910만주에서 24일 1억3400만주(5.8%) 감소한 21억8510만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사는 투자자들의 매도(환매) 요청을 접수한 ETF의 수익률 하락을 막기 위해 해당 상품의 주식 수를 수시로 감축(소각)할 수 있다. 반대로 투자자들이 많이 매입하려고 하는 ETF의 주식 수를 추가(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자산운용이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의 주식 수를 줄인 것은 코스피 상승세를 예상한 투자자들의 ETF 환매 요청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인버스 ETF와 반대로 지수 상승세를 따라 수익률이 오르는 KODEX 레버리지 상품은 같은 기간 2000억원 넘는 순매수가 이뤄졌다”며 “개별 투자자의 판단을 정확히 짚었다고 보긴 조심스럽지만 일반적으로 증시 상승세를 예상하는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