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물류센터 30대 노동자 숨져
4500여명 쿠팡 고객 개인정보 유출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경기 화성시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 중이던 30대 노동자가 쓰러져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쿠팡은 올해만 노동자 사망, 개인정보 유출 등 잇단 사고가 발생해 몸살을 앓고 있다.
24일 동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0시30분쯤 쿠팡 동탄물류센터 내 식당에서 직원 A씨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계약직 근로자인 A씨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이어지는 야간조로 근무해왔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하는 등 경위를 면밀히 조사 중이다.
쿠팡은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도 제주에서 쿠팡 새벽배송 택배기사가 숨지는 사고를 겪었다. 당시 제주시 교도소 사거리에서 1톤 트럭이 전신주와 충돌해 30대 남성 B씨가 운전석에 끼어 있다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사망한 B씨는 쿠팡 제주 한 캠프에서 야간조로 새벽배송을 담당하던 특수고용직 배달노동자였다”면서 “동료들은 B씨가 며칠 전(지난 5~7일) 아버지 장례식을 치르고 충분히 쉬지 못한 상태에서 업무에 복귀했다가 이 같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에서는 지난해 7월 쿠팡 심야 로켓배송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심야 배송 노동자가 멈춰 선 트럭에서 정신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고, 같은 날 애월읍 쿠팡물류센터에서는 분류작업을 하던 또 다른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노조는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들의 특성상 장시간 노동과 불규칙한 근무는 이미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반복되는 노동자 사망사건에도 책임을 개인건강문제로 돌리며 근본적인 개선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뿐 아니라 쿠팡은 최근 고객 45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쿠팡은 고객 정보에 무단 접근이 발생한 시점에 대해 지난 6일 오후 6시38분으로 추정된다고 신고했으나, 침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18일 오후 10시52분이라고 적었다. 무단 접근 사고가 발생하고도 12일이 지나서야 이를 인지한 셈이다.
사건을 인지한 것도 고객 민원 때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정보 유출 피해 고객들에게 “11월18일 고객님의 개인정보가 비인가 조회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쿠팡이 침해를 당하고도 열흘 넘게 이를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정확한 유출 시점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은 사업자가 침해사고를 알게된 때부터 24시간 이내 당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이튿날 오후 9시35분 신고해 기한을 넘기지는 않았다.
쿠팡은 과거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수차례 일어났다. 2023년에는 해커들이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 46만건을 탈취해 다크웹에서 거래했고, 쿠팡이츠 배달원 13만5000여명의 개인정보와 판매자 시스템에서 2만2000여명의 주문자 및 수취원 개인정보가 유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