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여파에 아파트 진입 장벽↑···오피스텔 수요 늘어
준주택 특성으로 규제 부담 낮아···임대수익률도 견조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서울 내 아파트 매매는 물론 전세 시장 진입까지 어려워지면서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거래량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전 한 달(9월 16일~10월 15일) 749건에서 발표 이후 한 달(10월 16일~11월 14일) 1214건으로 62.1% 증가했다.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도 오름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82%로 전월(4.81%)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기(4.67%)와 비교하면 0.1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오피스텔 거래량 증가 배경에는 6·27 대책에 이어 10·15 대책까지 이어진 대출 및 거래 규제 강화로 아파트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오피스텔로 수요가 이동한 영향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0·15 대책 이전 한 달간 1만1268건에서 대책 이후 한 달 동안 3224건으로 줄어들며 71.4% 급감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223건으로 지난해 말(3만1466건) 대비 올해 들어 16.7%(5243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돼 대부분의 주택시장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파트의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지면서 자금 부담이 크게 늘었지만 오피스텔은 기존대로 LTV 70%가 적용된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에 부과되는 2년 실거주 의무도 적용되지 않아 실수요 및 투자 수요 모두에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는 점이 수요 유입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피스텔은 비(非)아파트 주거상품 중에서도 빌라 대비 주거 편의성과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아파트 전세·매매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체 주거지로서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거래량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최근 아파트 시장이 대출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로 사실상 진입 장벽이 크게 높아졌다”며 ““6·27 대책부터 10·15 대책까지 이어지는 규제 강화로 대출 여력이 줄어든 수요자들이 아파트 입주나 전세 진입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로 들어가지 못한 수요가 대체재를 찾으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이 틈새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단지형 오피스텔처럼 주거 기능이 강화된 상품은 거주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아파트 대체 효과도 있어 거래 증가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빌라 등 다른 비(非)아파트 상품과 비교해도 오피스텔은 환금성이 좋고 역세권 등 입지가 우수한 경우가 많다”며 “아파트로의 진입이 막힌 수요가 대체재를 찾는 과정에서 주거 편의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우위가 있는 오피스텔로 쏠리면서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